[이사람]김군호 한국코닥 사장 "사양산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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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양산업은 없습니다. ‘사양’이란 건 마음 속에 있을 뿐입니다.”

 이달 말로 취임 1년을 맞는 김군호 한국코닥 사장(49)은 필름, 인화지 등 아날로그 사업에 안주하다 기회를 놓쳤다는 코닥에 대한 평가를 의식하는 듯 했지만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되면서 필름과 인화 수요가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필름 시장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지금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례로 흑백 필름의 경우 최근 가격을 올렸습니다. 과거보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오프라인 인화 수요가 많이 감소했지만 온라인 인화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은 작년 7월 1일 취임 당시 조직 내에서도 불안감이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이를 떨쳐내기 위해 지난 1년간 직원들과 가까이 하며 목표 의식을 공유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김 사장은 “코닥의 비즈니스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란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가 찾은 해법이 궁금했다.

 “코닥은 타 회사들과 달리 ‘찍는 것’ 뿐 아니라 ‘뽑는 것’까지 모든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내엔 필름과 인화 전문 업체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디지털 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한 것도 코닥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인화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고 사진을 뽑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핵심 경쟁력이자 성장동력입니다.”

 김 사장은 최근 이를 확신할 수 있었다고 했다. 홈쇼핑을 통해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프린터를 함께 판매한 결과 지난 4월 국내 디지털 카메라 업체 중 온라인 판매 2위를 차지한 것이다. 덕분에 전체 시장 점유율도 크게 상승했다. 더 큰 소득은 촬영 방식이 디지털이 됐지만 사진을 뽑고 싶어하는 욕구는 변하지 않은 걸 확인한 것이었다.

 김 사장은 앞으로 새로운 ‘인화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가정에도 ‘인화기(포토프린터)’를 판매해 집에서 사진 뽑는 트렌드를 확산시키고 오프라인 인화점과 온라인 인화 서비스를 연계해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입맛에 맞는 서비스로 인화하는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단순히 사진만 뽑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머그컵, 쿠션 등 팬시 상품과 접목시키는 사업도 추진하고 휴대폰 사진도 길에서, 카페에서 수시로 뽑을 수 있도록 사진 전용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군호 사장은 “이미 미국과 일본에선 인화 수요가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국내서도 프린팅을 이용한 다양한 문화 상품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 한국코닥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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