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한국영화의 미래 ‘디지털시네마’

 디지털시네마는 필름 혹은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영화를 디지털파일 형태로 가공 처리한 후 고정매체(하드디스크)나 위성, 광대역 접속망(네트워크) 등을 통해 배급하고 디지털영사기로 관람객에게 고선명 디지털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화를 말한다. 디지털시네마는 매체 융합환경에서 기존 영화 유통망 외에도 광대역 인터넷,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인터넷(WiBro) 등 신규 플랫폼을 통해 관련산업의 부가가치를 새롭게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각국은 디지털시네마로 전환하면서 향후 새롭게 전개될 영상산업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시네마는 관련산업의 부가가치를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투자비용과 위험부담이 큰만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추진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이 같은 추세에 부응해 세계 제일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는 IT강국이라는 강점과 우리 영화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상산업 미래를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 2005년 디지털시네마 전환을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추진해왔다. 지난해 7월 디지털시네마 기반 구축을 ‘문화강국(C-Korea) 2010 육성전략’ 중 핵심과제로 발표했고 이어 8월에는 이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비전위원회를 출범, 지난 1월 비전위원회의 ‘디지털시네마 비전 2010’ 정책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09년까지 총 490억원의 국고를 투입, 본격적인 디지털시네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본정책 방향은 민간 주도 디지털 전환을 원칙으로 하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공공 분야에서 최소한 초기 추동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시네마 산업의 핵심 추진과제는 첫째 디지털시네마 기초 인프라 구축, 둘째 차세대 디지털시네마 기술 개발, 셋째 동아시아 표준과 글로벌 마켓 선도를 위한 국제 교류, 넷째 우리 영화의 문화적 다양성과 향유 기회 확대, 마지막으로 디지털시네마를 이끌어 나갈 전문인력 확보다.

 이와 같은 정부의 관심과 정책적 육성 의지가 계기가 돼 그동안 고가 장비구입 등 투자에 소극적이던 민간기업들이 최근 복합상영관을 중심으로 상영시스템 분야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실제로 문화부의 디지털시네마 정책 발표 이전 DLP영사기와 서버 등 디지털시네마 상영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스크린은 11곳에 불과했으나 정부정책 발표 이후 올해 3월 말 현재 48곳으로 급증했다.

 문화부는 첫 사업으로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산업진흥을 위한 사업을 본격화한다. 테스트베드는 촬영·후반작업·패키징·전송·상영에 이르는 전 부문에 걸친 기술환경 검증을 가능케 한다. 주로 신기술 시험무대를 일컫는 테스트베드는 국내 모바일 콘텐츠와 정보통신기술 분야 등에서 기술개발과 산업안착 촉진 효과를 얻은 바 있다. 미국·유럽 등 디지털시네마 선진국에서는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기술 발전이 급진전을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 디지털시네마 산업이 체계적으로 발전하려면 기술적 공통규범이 필요한데, 이를 제정하기 위해서는 각종 기술과 장비를 시험하고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필수적이다. 대기업화된 배급사나 상영관들이 디지털시네마 상영을 위한 서버와 프로젝터를 도입했다고 해서 테스트베드가 필요없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의 영세 영화업계 그리고 새로운 장비와 기술 개발자 처지에서는 공공기관의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시험환경이 요구된다.

 중복투자와 기술적 혼선 속에서 외국 표준화를 일방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 영상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주도해 가는 미래를 위해서는 디지털시네마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영화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상산업 미래를 준비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영상산업 강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김태훈 문화관광부 영상산업진흥과장 taehoon@mct.go.kr

 

 이 글은 본지 3월 24일자 2면 ‘민간 주도로 진행되는 디지털시네마 사업, 문화부가 오히려 발목잡아’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문화관광부가 밝힌 공식적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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