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함께하려면 양보부터 배워라

정재훈

 함께하기 위해선 양보의 미덕부터 배워라. 세계 모바일 기술을 선도할 특구(M-1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유치하려는 대구경북의 행보가 미진하다.

 정보통신부는 조만간 모바일 특구지정을 담당할 ‘M-1프로젝트 추진위’를 구성한 뒤 오는 6월 세부계획을 수립해 연내 특구를 지정하기로 했다. 모바일 1등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당장 내년에 모바일 특구사업을 본격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가 엿보인다.

 시간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지역 움직임은 지지부진하다. 애초 경북 구미가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다. 하지만 대구·경북 공동유치 전선이 형성되면서 오히려 특구 유치 가능성이 축소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지역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구미는 세계 최고 휴대폰을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생산공장이 자리하고 있고, 대구 인근지역에까지 모바일 관련 기업이 자연적인 집적지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구미산업단지는 혁신클러스터사업을 통해 생산에 연구개발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모바일 특구는 무엇보다 가용 주파수대역과 채널 수, 모바일업체의 접근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국제 차세대 이동통신환경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차원에서 입지가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 특정기업의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 되고 정치인의 립서비스용으로 전락해서도 안 된다.

 지자체의 공동 유치노력과 의지는 이번 모바일 특구지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경북의 공동유치는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특구 후보지에 대해 서로 다른 꿈만 꾸고 있다면 특구 유치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정통부가 어떤 지역을 염두에 두고 모바일 특구사업을 추진하려는지, 아니면 상식적으로 어디가 최적지인지를 고려한 특구 유치에 주력하고 대구·경북지역이 역할 분담을 통해 그 혜택을 나눠가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모바일 특구 유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업체가 많다는 점을 대구·경북지역 단체들이나 인사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대구=경제과학부 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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