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해 우리나라의 IT산업은 고유가와 저환율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780억달러의 수출과 337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총수출액의 27.6%, 전체 수지 흑자의 45%를 차지하는 규모로 국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이와 같은 IT무역 비중 및 IT수지 흑자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IT산업의 이러한 성장 뒤에는 IT839라는 전략이 있다. 지난 2004년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된 IT839전략은 민·관합동 IT신성장동력기획단을 통해 차세대 유망품목에 기초한 IT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투자해왔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술 개발과 국제표준화에 성공했으며 인텔·IBM·HP 같은 다국적 IT기업의 글로벌 R&D 센터 10개를 유치, 유비쿼터스 IT 허브 기반을 구축하는 등 지난 2년 동안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IT839전략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SW산업 경쟁력 강화, 홈네트워크 등 융합 서비스 활성화 및 디지털 TV보급 촉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또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더욱이 우리 IT산업이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IT기기 분야는 앞으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인 SW 및 IT서비스 분야는 고성장이 전망된다. 세계시장에서는 선진국의 견제와 후발국의 도전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성공에만 안주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하고, 기존 전략을 답습한다면 우리는 ‘90년대 후반 IMF 상황과 같은 어려움에 다시 직면할 수도 있다.
정보통신부는 IT839전략 추진 3년차를 맞아 전략을 점검하고 IT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선택과 집중으로 u-IT839전략을 발표했다. u-T839전략은 IT 세계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각종 IT기기 및 서비스 상용화를 촉진하고 SW, 부품 및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IT기술 트렌드가 세계적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는 것에 주목, 소프트웨어 중심 전략으로 체질을 개선해 IT산업의 균형적 발전을 목표로 한다.
또한 와이브로를 포함한 8대 서비스 품목을 조정해 미래 기술진화 방향과 컨버전스 추세에 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산업간 이루어지는 컨버전스에 적극 대응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u-IT839전략을 통해 2010년에는 디지털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시대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IT 신성장 모델 국가로 도약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미래 IT산업은 시장요구와 기술발전이 맞물리면서 다른 산업과의 컨버전스 현상이 뚜렷해지고, 유비쿼터스로 인해 산업·제품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이 탄생할 것이다. 바로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이다. 메디치 효과란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후원 아래 서로 다른 재능과 지식을 갖춘 예술가, 과학자, 시인, 철학자가 교류하고 소통함으로써 창조와 혁신을 이끌어낸 데서 유래한 말로 전혀 다른 역량의 융합으로 생겨나는 창조와 혁신의 빅뱅 현상을 의미한다.
컨버전스 시장에서는 IT·NT·BT처럼 전혀 다른 분야 간의 시너지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이질적인 지식이나 기술을 하나로 모아 창조와 혁신을 일궈내야 성공적인 기술이 나오고,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기술 추격국에서 기술 선도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유지하고 글로벌 IT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국가가 개척하지 않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 u-IT839 전략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있는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충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IT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IT 블루오션은 정부를 중심축으로 산·학·연이 역량을 집중해 u-IT839전략에 힘을 보태고 경쟁력 있는 제품개발에 매진해나갈 때, 또 원천기술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키울 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국민소득 3만달러 조기창출의 기틀도 마련될 수 있다.
◆김태현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thkim@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