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자동화 밀도가 높은 50개의 KOSPI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자동화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자동화 점수는 자동화 선진국 대비 67점에 불과하며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최근 제조업 분야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면서 생산시설 자체를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전하는 기업이 많으나, 조사 기업 44%는 생산설비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꼽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나아가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으로 86%의 기업은 자동 생산설비들의 표준화와 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90% 이상의 기업은 현재의 수준에서 자동화율을 더 높이는 것이 회사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연 위기를 맞고 있는 제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기업이 궁극적인 가치 향상을 이뤄나가는 데 산업 자동화율을 높이고 설비 및 시스템을 표준화·통합하는 것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과거의 자동화는 각각 별도의 목적을 가지고 제품과 시스템이 개발, 판매됐다. 그러나 최근의 트렌드는 표준화와 플랫폼 전략으로 요약될 수 있으며, 이는 구체적으로 통합자동화(totally integrated automation)·통합전력(totally integrated power)과 같은 개념을 통해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다.
통합자동화는 고객의 목적을 제품 및 기술과 결합시킨다. 기업은 통합자동화를 통해 높은 생산성과 투자 안전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정보처리의 증가와 복잡성을 감소시켜 제품 생산환경을 일괄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자동화는 모든 산업에서 맞춤 자동화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통합 기초를 제공한다.
통합전력은 상업용 및 산업용 빌딩에서 고압전원 및 전기소켓까지 전기배전을 위한 통합 솔루션이다. 통합전력은 배전계획과 그 구성작업, 알맞은 제품과 시스템뿐만 아니라 배전과 관련된 통신과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가능케 하는 솔루션이다.
이러한 통합자동화와 통합전력은 상품의 제조과정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효율적인 맞춤형 자동화를 구현해 준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기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최신 기술을 적용한 생산라인 운영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값비싼 시스템 교체 비용을 내지 않고서도 시장의 변화와 요구에 맞게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라인을 증설하는 것이 용이하다.
기존 라인에 새로 추가되는 기술이나 설비는 일찍이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존 라인에 추가 연결이 가능하도록 고안된다. 이를 통해 높은 호환성을 가지게 되는 추가 설비는 기존 라인에 적용됐을 때, 추가적인 기능을 부여하거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원자재의 입고 및 1, 2차 가공 단계에서 최종 제품의 출고와 전사적 자원관리까지 제품 생산을 위한 모든 단계에 이 같은 자동화 개념이 적용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예전에는 분명하게 구분돼 있던 생산자동화와 공정자동화 사이의 경계선이 무너지면서 표준화와 통합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오늘날 세계 시장에서 무한 경쟁체제에 놓인 제조 기업은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의 경쟁과 도전에 지속적인 생산력 증대로 대응해야 한다. 품질과 가격, 시간적 효율성 등 상호 연계돼 있는 생산성 결정 요소들이 지속적으로 최적화되고 상호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제 개별적으로 독립된 생산자동화 시스템으로는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 통합자동화와 통합전력은 최상의 유연성과 호환성을 통해 이러한 변화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기본 토양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군터 클롭시 한국지멘스 자동화사업부 부사장 guenther.klopsch@sieme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