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권에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각종 금융 서비스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방카슈랑스와 같은 겸업화가 진전됐고 합병을 통해 금융기관이 대형화됐다. 또 바젤Ⅱ 협약 등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 e비즈니스의 발전에 따른 비즈니스와 IT의 융합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금융기관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래서 경영 전반에 걸친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에 많은 관심과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BPM(Business Process Management)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BPM의 정의는 다양하나 결론적으로는 ‘프로세스의 변화·관리 및 실행에 대한 하나의 방법론이자 서비스로서 조직 내외부의 프로세스를 자동화·통합화·최적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 및 도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금융권의 시급한 과제가 업무 혁신을 통해 대형화에 대응하는 것, 업무 표준화를 통해 겸업화에 따른 새로운 업무에 대비하는 것 그리고 업무 프로세스의 가시화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것이라면 BPM을 통해 이를 실현할 수 있다.
이미 금융분야에서는 이러한 현실적 필요에 의해 BPM을 활발히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BPM을 통해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가능하고 프로세스 재설계를 통해 업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BPM은 바로 현장에 설치 가능한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하는 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도입하는 기관의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개선하는 지속적인 활동으로서 해당 기관의 솔루션에 대한 이해 및 활용 능력, 프로세스에 대한 관리 의지 그리고 최고 경영진의 후원 등이 프로젝트 진행 및 활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단순히 BPM 솔루션의 기능상의 구축보다는 어떻게 BPM 체제를 구축할 것인가 하는 아래와 같은 전략 계획에 의거해 도입 및 실행을 추진해야 한다.
첫째, 도입의 목적과 전략을 명확히 해야 한다. 즉 BPM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관은 특정 BPM 공급자가 제공하는 기능에 기반을 두고 BPM을 바라보지 말고, 자사의 현실과 특성에 맞도록 별도의 BPM 정의를 가지고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 프로세스의 변경을 수반하는 BPM을 도입하는 데는 기술적인 이슈보다 업무 절차의 변경에 따른 정책적인 이슈가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둘째, 작은 것에서 시작해 효과를 입증한다. BPM 도입시 전사적인 관점에서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추진 계획도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구체적이며 가시성이 높은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현실성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효과를 입증함으로써 임직원과 경영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보험지급관리·여신시스템·바젤 II 협약에 따른 운영위험관리시스템, 대출·투자 심사 등이 대표적인 BPM 적용가능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변화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다수의 금융기관이 BPM을 도입하면서 현재 문서로 처리하고 있는 여신·외환·거래처리 등을 후선 업무로 분류하고 이 분야에 BPM을 집중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과정에서 인력의 재배치는 피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임직원들이 변화에 적응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직무 전환에 따른 지원 및 전반적인 변화관리 전략이 요구된다.
기관 간의 통합 및 인수·합병, 내부통제 기능의 강화 등 최근 금융계 전반에서 일어나는 많은 변화를 볼 때 얼마나 민첩하게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관리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적의 프로세스를 확립함으로써 기업은 업무 성과를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으므로 향후 금융기관의 BPM 도입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무은 동부정보기술 부사장 melee@dongbui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