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는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기 위함인지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수많은 IT벤처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겨울 풍경은 더욱 그렇다. 2호선 역삼역에서 내려 10분간 추운 바람을 맞으며, 방문한 애드팍테크놀러지 사무실은 밖의 풍경보다 더 어수선하다.
입구부터 회의실까지 수북하게 쌓여 있는 박스. 세계 25개국으로 최첨단 영상전화기를 수출하는 벤처기업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기자를 맞은 애드팍테크놀러지 권재식 이사도 “복잡하죠. 연말이라서요. 정리할 것도 많고 수출 주문도 많네요”라는 인사말을 건넨다.
애드팍은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고가 영상 시스템 전문 기업이다. 특히 국내보다는 오히려 해외 수출 비중이 높다. 러시아, 일본, 칠레, 중동, 유럽 등 5대양 6대주 애드팍의 제품이 수출되지 않는 곳이 없다. 현재 공식적인 수출국만 해도 25개국에 달한다. 전체 매출 100억원 중 수출 비중이 40%에서 올해 55%로 늘었다. 내년에는 180억원 매출에 60%를 수출로 채울 계획이다.
애드팍은 해외 수출의 힘은 인터넷에서 나온다.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 홍보를 하고, e메일로 초기 제품 주문을 받는다. 이후에 전화와 메신저를 통해 고객과 가격, 제품 사양 등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이후 필요한 물량 만큼 제품을 선적한다.
물론 제품 배송은 항공편을 이용한다. 주문에서 선적까지 걸리는 시간은 1주일. 아무리 까다로운 주문도 3주일을 넘기지 않는다. 그러나 품질 관리는 세계적인 기업 못지 않다. 제품 하나하나가 고정 고객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의 성패를 결정짓기 때문이다.
사무실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장비 시험실에서는 수출하기 직전인 수십 대의 영상전화기와 수많은 보드가 무수히 놓여 있다. 모든 기능을 200%(?) 검사한다. 판매되는 제품 자체가 곧 최고의 마케팅 도구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회사가 수출하는 제품의 평균 판매가는 대당 1000달러. 국내외 영상전화기 제품 중에서도 최고가 제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주문한 고객은 지속적으로 물량을 늘려간다.
아직 특수한 곳에서 찾고 있지만, 2006년에는 통신사업자 등 대형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5개국에 수출되는 제품 품질을 최고로 관리하는 이유다.
주문 시스템도 24시간 돌아간다. 전산화된 시스템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이 해당 국가의 시간에 맞춰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무해 주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다.
전체 80명 직원 중 해외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은 영어, 일어, 중국어가 가능한 5명. 현재 러시아어와 스페인어를 할 수 있는 기술 영업 인력을 모집중이다.
매출 100억원의 회사가 20억원을 투자, 생산라인도 갖췄다. 올해 50만달러를 수출했던 일본에는 지난달 지사도 설립했다. 내년엔 500만달러가 목표다.
박수열 사장은 “판매가 곧 최고의 마케팅”이라며 “자체 브랜드로 해외 시장을 뚫기 위해 벤처가 택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병술년 새해에도 이어질 파워 IT코리아를 만드는 벤처기업의 수출 현장이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