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황현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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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반도체 업계에 두 가지 반가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왔다. 국내 연구팀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부유 게이트(Floating Gate) 구조의 비휘발성 플래시 메모리의 뒤를 이을 차세대 메모리 및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이 바로 그것.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떨칠 희소식을 전해 준 주인공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과 황현상 교수(39). 산자부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사업단의 저항변화메모리 중과제 책임자인 그는 차세대 메모리의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저항 변화 메모리(Re램·Resistance Random Access Memory)의 핵심소재를 개발해 최근 미국에서 열린 권위 있는 반도체 소자학회인 국제전자소자회의(IEDM)에서 발표했다.

 이 소재는 ‘스트론튬타이타늄옥사이드(SrTiO3)’로 이를 이용한 Re램은 정보입력 및 삭제 속도가 플래시 메모리보다 20배 이상 빠르고 정보입력도 1000만 번까지 가능하다. 특히 이 기술은 국제기술로드맵 (ITRS)이 제시한 Re램의 실용화 시기(2012년)를 2∼3년 앞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등의 기억장치로 이용되는 플래시 메모리는 정보를 입력하거나 삭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보 입력 횟수가 10만 번 정도 밖에 안됩니다. 아직 세계적으로 Re램으로 기존 플래시 메모리의 속도 및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소자 동작특성을 보이는 연구실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황 교수는 과기부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에 삼성전자 연구팀과 공동으로 참여해 차세대 테라비트급 플래시 메모리 소자 개발의 핵심 요소 기술인 새로운 전하 저장 매체 개발에도 성공했다. 세계 최초로 ‘플라스마 잠입 이온주입방법 (Plamsma Immersion Ion Implantation)’을 이용해 실리콘 질화막에 다수의 실리콘 양자점을 삽입, 소노스(SONOS) 구조의 플래시 메모리 소자의 전하 저장 매체의 제조공정을 확보한 것이 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이다.

 이 기술 또한 세계적인 반도체 업계가 치열한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로 초고집적 플래시 메모리 소자의 우위를 입증하는 쾌거라 할 수 있다.

 황 교수는 “테라비트급 고용량 차세대 메모리의 실용화는 업계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연구·개발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면서 “핵심 기술의 선점 및 새로운 공정기술의 개발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 두가지 연구결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공대(학사)와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학(박사)에서 반도체 소자용 게이트 절연막 분야를 전공한 그는 LG반도체(92∼97년)를 거쳐 GIST 교수로 부임한 이후에도 줄곧 반도체 소자 및 메모리 분야의 연구개발에 전념해왔다.

 현재 18명의 대학원생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소자용 원천 기술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그는 2004년 10월 세계적인 반도체 연구기관인 미국 세마텍(SEMATECH)으로부터 18만 달러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오는 2006년 3월까지 ‘차세대 반도체 소자용 고유전율(High-k) 게이트 절연막 공정기술 개발’ 연구 과제도 수행 중이어서 세계 반도체 업계를 또 한번 놀랍게 할 날도 멀지 않았다.

 황 교수는 반도체 소자의 속도와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고압·저온 수소 열처리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 기술을 풍산마이크로텍에 이전해 현재 양산용 공정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기술을 양산용 장비에 접목시키기 위해 그동안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 기업체와 손 잡고 양산장비 개발 프로젝트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고유전율 게이트 절연막의 유일한 열처리방법인 고압·저온 수소 열처리 기술은 기존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현저히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 필수적인 공정 기술로 사용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공정기술 분야에만 집중돼 있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을 차세대 장비개발 분야까지 확대하는 데 기여하겠다”면서 “특히 이러한 장비를 세계적인 기업들이 사용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더욱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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