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고객 접점을 한곳으로"

 고객 채널 역량 확보가 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필요충분 조건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멀티채널통합(MCI)’ 프로젝트가 연말 금융IT 시장을 달구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대단위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앞선 수행 과제로 100억원대에 달하는 MCI 프로젝트를 추진해 고객 채널 애플리케이션과 아키텍처 혁신을 꾀하고 있어 주목된다.

 ◇배경=MCI는 영업점 창구, 자동화기기(CD·ATM), 인터넷, 유무선 전화 등 이른바 4대 고객 접점의 정보를 통합,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 판매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최근 융복합형 상품과 신규 채널 증가, 인수합병(M&A) 등이 가속되면서 유연한 상품·서비스 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적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다.

 MCI는 다채널 금융시대로의 빠른 변화로 인해 고객과의 밀착 커뮤니케이션과 고객 지향적 채널역량 확보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전략적 툴로 대두됐다.

 이에 각 은행은 저비용 채널과 수익 채널로 나뉜 다양한 고객 정보를 통합,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맞춤형 고객 서비스와 상품 판매를 꾀하기 시작했다.

 ◇현황=우선 국내 최대 규모 은행인 국민은행의 MCI 프로젝트가 최근 돛을 올려 대형 준거(레퍼런스) 사이트로서 시험대에 오른다.

 구축기간 10개월, 예산 50억∼1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IBM·KCI, KB데이타시스템·인젠트, LG CNS·LG히다찌의 3개 컨소시엄과 독자 응찰한 삼성SDS, 소프트그램, 티맥스소프트 등 총 6개 사업자가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은행은 29일부터 사흘간 응찰 업체을 대상으로 시연회 성격의 POC(Proof Of Concept)를 실시, 2개 사업자로 압축한 뒤 내달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 국민은행은 연내에 MCI엔진 개발을 시작으로 3단계로 나눠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에 버금가는 규모를 가진 농협도 이르면 내달 입찰제안요청서(RFP) 배포를 시작으로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로드맵이 완성된 차세대 사업 ‘IT혁신 프로젝트’의 첫 사업에 해당하며, 2단계로 나뉘어 10∼12개월 진행된다.

 차세대 프로젝트를 위한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컨설팅을 마무리중인 하나은행도 내년 2월부터 멀티채널아키텍처(MCA)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신한·조흥은행은 내년 9월을 목표로 이미 인젠트 등과 함께 MCI를 진행중이다.

 ◇전망과 과제=MCI는 금융기관의 채널 아키텍처와 직접 관련이 있는 고객접점 시스템은 물론이고 백엔드 시스템까지 큰 폭의 변화를 수반하는 대형 사업이다.

 이에 따라 MCA는 시스템의 성능이나 안정성 보장을 위한 기술 측면도 중요하지만 광범위한 시스템 변경에 따른 위험(리스크)을 최소화하고 조기에 구축효과를 가시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허윤석 하나은행 정보전략본부장은 “MCI는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와 필요성을 고려해 조기실행 과제를 선정하고 단기에 구축·적용, 기술 설계사항을 검증해 위험을 줄이고 투자효과를 가시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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