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
퀄컴 칩이 없는 휴대폰을 상상할 수 있을까. 퀄컴은 전세계 이동통신 시장에서 최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휴대폰 제조사에 퀄컴은 막대한 로열티 부담을 주지만, 핵심 부품을 조달받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그런 퀄컴이 최근 전세계 휴대폰 제조사들의 ‘공공의 적’으로 떠오르는 듯한 움직임들이 목격되고 있어 주목된다.
노키아·NEC·파나소닉 등 글로벌 통신기업 6개사가 유럽연합(EU)에 퀄컴의 라이선스료 부과체계 부당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는 등 반(反)퀄컴 전선을 구축하고 나선 것이다. 게다가 3.5세대(G) 데이터 전송방식 표준화가 한창 논의중인 3세대국제표준화회의(3GPP)에서는 노키아·에릭슨 등 26개사가 연합체를 구성해 독자표준을 추진중인 퀄컴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듯한 분위기다.
지난 19일 폐막된 부산APEC 정상회의는 ‘IT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은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IT코리아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행사 기간 우리의 와이브로 기술이 국제표준인 IEEE 802.16e에 채택됐으며, 이 표준안은 내달 예정된 와이맥스포럼에서도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낭보가 전해졌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와이브로 부문에서 ‘한국판 퀄컴’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강경론자는 벌써부터 삼성전자와 퀄컴의 한판 대결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분위기다. 그동안 퀄컴에 지급해 왔던 천문학적인 CDMA 로열티에 반감을 지닌 이들은 비록 와이브로 부문이긴 하지만 삼성전자가 이참에 총대를 메고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만드는 데 앞장서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와이브로 표준화는 분명 미래 정보통신 시장의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리 기업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로열티 걱정 없이 사업을 할 수 있는 세상은 국내 휴대폰 업계 종사자들의 숙원이 아닐까. 퀄컴과 우리 휴대폰 제조사와 새로운 관계정립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IT산업부·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