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구의 놈투 이야기](3)그래! 그 `놈`을 넘어서야 한다

이번 호에는 후속 작을 만들 때 항상 고민이 되는 ‘전작과 같아야 하나? 달라야 하나?’의 갈등을 어떻게 극복했지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

낯선 게임이지만 예상 외로 큰 사랑을 받은 ‘놈’. 그러나 그 보다 더 대단한 후속 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은 기획자의 피를 말리게 했다.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은 없다’라는 관념과 인기 가수들의 1집에 이은 2집의 성공이 힘들다는 점 등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 속을 복잡하게 하는 가운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놈’은 유사한 경쟁 게임이 없다. ‘놈’은 ‘놈’과의 싸움이다. 결국 ‘놈’은 ‘놈’을 넘어서야 한다.

그렇다면 ‘놈’이 ‘놈’을 넘어서기 위한 답은 어디에 있는가. 어떻게 ‘놈’ 후속작을 만들면 되겠는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주면 되겠는가 고민하다가 ‘어떻게 만들어준다?’ ‘누구에게?’ 바로 ‘유저에게!’로 이어졌다. 그랬다. 바로 ‘놈’을 넘어서는 ‘놈’을 만들기 위한 해답은 유저에게 있었다. 곧바로 ‘놈’에 대한 반응을 볼 수 있는 모바일 게임 관련 웹 게시판을 뒤졌다.

‘놈’과 관련된 모든 게시물과 리플를 취합해 엑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유저의 불만과 칭찬과 바라는 점을 나누어 정리했다. 불만 사항으로 ‘단순하다’, ‘스테이지가 짧다’ 등등. 만족스러운 사항으로는 ‘독특한 세계관’, ‘화면 돌리기’, ‘원버튼’ 등등. 바라는 점은 ‘더 다양한 이벤트’와 ‘몬스터 출현’ 등등이었다.

유저가 좋아하는 부분이며 ‘놈’ 게임의 큰 특징이자 전통인 화면 4방향 활용과 원버튼 방식은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유저들의 불만인 단순하다와 스테이지가 짧다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단색 배경을 패턴으로 처리했고, 스테이지마다 다른 지형을 삽입했다. 지형은 게임 후반부로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지도록 했다. 그리고 짧았던 스테이지를 늘이기 위해 상하 두편으로 만들었다. 스테이지 한 개의 길이도 기존 스테이지 4개를 합쳐놓은 정도의 길이로 했다.

유저가 특히 좋아했던 독특한 세계관과 놈의 대사 부분을 대폭 강화하고 심화시키는 차원에서 정신세계와 우주에 관한 좀 더 재치 있는 대사를 지어냈다. 또한 유저가 바랬던 점이 더 다양한 몬스터와 이벤트였는데, 배경 자체가 놈의 정신 세계였기에 다양한 몬스터를 창조하는데 한결 유리했다.

달라진 점은 기존 ‘놈’의 몬스터는 거의 정지동작이었는데 반해 ‘놈투’에서는 몬스터에 애니메이션까지 가미해 중간에 변신하며 달려들도록 연출했다. 결과적으로 몬스터를 퇴치하는 놈의 동작도 다양해졌다. 게임내 이벤트는 기존 ‘놈’에서 나왔던 여자, 강아지, 할머니, 다스몬과의 이벤트를 그대로 연장시켜 황당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놈’의 전통은 계승하면서 모자랐거나 문제가 됐던 점을 해결해나갔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바뀐 것이 없는 것 같고 허전했다. 보완만 됐을 뿐이지 정작 분명하게 다른 점은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뭔가 쇼킹한 기능을 넣기 위한 고민이 시작된다.

<신봉구 bong@gamev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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