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과 로봇태권브이를 보고 자란 386 세대 남자들에게는 로봇이 등장하는 메카닉 게임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이었다. 실제 메카닉 게임의 양대 산맥인 ‘메크워리어’와 ‘아머드코어’는 국내에서도 상당수의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두 게임은 모두 단순한 로봇 액션 게임에서 머문 것이 아니라 마치 전차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들 듯이 이족 보행 로봇을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 처럼 제작돼 뛰어난 사실감을 자랑했고 이 때문에 게이머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
‘메크워리어’가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메크에 탑승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중량감 때문이다. 메크는 80톤에 육박하는 대형 로봇이지만 마징가제트처럼 무적이 아니어서 타격을 입으면 타격을 입은 부위의 기능이 고장 나기 때문에 사실감이 뛰어나다.
일례로 다리에 고장이 나면 멕이 기동을 하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리게 된다. 멕에 탑승했을 때 스쳐지나가는 자연스러운 풍광은 진짜로 로봇에 올라타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PC용으로 나왔던 ‘메크워리어’와 달리 플레이스테이션(PS)용으로 나온 ‘아머드코어’는 게이머가 여러 부품을 조합해 자신만의 독특한 로봇을 만들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랑받았다.
이 게임 역시 ‘메크워리어’처럼 일반 액션 게임과는 다른 뛰어난 사실성과 작품성을 자랑했지만 다소 차별화된 점은 액션성이 비교적 강조됐다는 것이다.
이같은 점은 결국 두 게임의 미래를 결정지었다.
‘메크워리어’는 고지식할 정도로 사실성을 강조한 나머지 결국에는 마니아 게임으로 전락해 지난 2000년 나온 4편을 마지막으로 시리즈가 종결됐다. 하지만 97년 처녀작이 출시됐던 ‘아머드코어’는 게이머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았고 최근에는 플레이스테이션2(PS2)용과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용으로‘아머드코어 포뮬러 프론트’가 나오기도 했다.
사실성과 액션성을 절묘하게 절충한 ‘아머드코어’가 최후의 승자가 된 것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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