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국의 저가 공세에서 한 발 벗어난 듯 보이지만 이것도 2008년까지만이라고 봅니다. 과오를 범하지 않으려면 다시 새로운 걸 찾아야죠.”
차량용 멀티미디어 단말기 제조 업체인 디브이에스코리아(http://www.dvs.co.kr) 강승효 사장(47)은 요즘 짐 하나를 던 듯 하다. 2003년부터 2년간 이어온 적자의 터널이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부터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인 비스티온를 통해 BMW, 닛산에 차량용 LCD 일체형 DVD플레이어를 공급하면서 7월에 6억, 8월에 8억, 9월에 3억원의 이익을 각각 냈다.
국내 기업이 세계적 완성차 회사에 DVD플레이어를 공급하는 것 자체가 보기 드문 일. 지난해 119억원이나 적자를 기록했던 디브이에스코리아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 디브이에스가 지난 98년 옛 현대전자의 DVD 사업을 인수해 설립한 디브이에스코리아는 한 때 DVD로더(Loader)로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던 기업이다. DVD로더는 가정용 DVD플레이어에서 매체를 읽고 영상과 음성을 출력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대전자 시절 축적된 DVD롬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디브이에스코리아는 세계 유수의 세트 업체에 DVD로더를 공급할 수 있었다.
실적도 좋았다. 2000년 경상이익 45억, 2001년 7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03년과 2004년 연속 적자를 내며 치명타를 입었다.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과 저가공세가 이어지면서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강승효 사장은 “2000년에 (위기)조짐이 있었는데 현실에 취했었다”고 말했다.
그 때 눈을 돌린 것이 바로 자동차 분야였다.
자동차 시장은 진입장벽이 높고 일본 업체들이 독식하고 있어 “힘들겠지만 뚫기만 하면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고급자동차 시장을 들어갈 경우 회사 지명도 상승은 물론 다른 매출도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디트로이트에서 부르기만 하면 바로 달려갔습니다. 자동차에서 안정적인 DVD플레이어가 구동되기 위해서는 더 높은 품질이 요구됐기 때문입니다.”
강승효 사장은 “BMW, 닛산에 이어 GM에도 내년 상반기 중에 단순 DVD플레이어가 아닌 신개념 멀티미디어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새로운 기회가 생기고 있지만 이 분야도 언젠가는 중국이 진출할 것이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행동은 반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내년에는 미국 완성차 회사와 제휴를 맺고 내년 하반기 텔레매틱스와 PC기능이 결합된 DVD플레이어를 출시할 방침이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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