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자유와 평등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 희망의 나라로.’

 일제 식민지 시절 조국 광복을 고대하며 현제명씨가 작곡한 ‘희망의 나라로’의 노랫말 일부다. 이 노래를 들으면 가슴이 설렌다. 그만큼 자유와 평등은 좋은 말이다.

 ‘자유’와 ‘평등’ 이 두 가지는 프랑스 대혁명 때 이념의 싹이 텄다. 이후 인류 공동의 이상으로 자리잡았다. 자본주의나 지금은 사라진 공산주의 모두 이 두 가지를 이념의 근간으로 내세웠다. 자유와 평등은 억압과 차별에서 벗어나 온 인류가 행복해질 수 있는 지고 지선의 명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도 잘못 쓰면 독이 된다. 지고 지선의 이상인 자유나 평등도 마찬가지다. 자유가 지나치면 방종이 된다. 평등도 지나치면 획일이 된다.

 참여정부 들어 기존의 틀을 바꾸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좋지 않은 것을 개선하고 혁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기존의 것을 모두 나쁜 것으로 치부하거나 부정하려는 경향을 주의해야 한다. 경찰이 구타당하는 사태는 시민의 방종이 어디까지인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존중돼야 마땅할 공권력마저 부정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평등을 기치로 내건 고고평준화는 획일로 치닫고 있다. 점수로 차별하는 교육 풍토를 창의로운 인성교육의 장으로 바꾸려는 애초의 시도는 온데간데없다. 사교육만 무성해질 뿐이다.

 억압과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구하는 자유와 평등이 오히려 우리를 억압하고 차별하는 아이러니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상이나 이념이 아니다. 현실이다. 아무리 좋은 이상과 이념도 현실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우리를 옥죄는 사슬이 되고 만다. 공산주의가 폐망한 것도 이상만 바라보았지 현실을 직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서 있는 것은 발로 땅을 딛고 머리로 하늘을 바라보기 위함이라는 말이 있다. 머리만으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발로 튼튼하게 땅을 딛고 서 있어야만 하늘도 제대로 볼 수 있다. 하늘만 쳐다보다 부실한 다리 때문에 머리가 땅에 처박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유성호 디지털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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