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포럼]저작권 권리자 인식전환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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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호주 법원은 P2P 서비스의 하나인 카자(Kazaa)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것은 지난 6월 그록스터(Grokster)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판결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P2P 방식의 영업모델에 대해 불법 판정을 내리는 최근의 경향을 대변해 주고 있다. 최근 권리자들이 소리바다를 상대로 잇단 고소에 나선 것도 이런 사례에 힘입은 바 크다고 본다.

 음악시장은 외형을 보면 무척 초라하다. 2004년 문화관광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음악시장 중 CD 등 오프라인 부문이 2000년 4104억원에서 2004년 1000억원(추정)으로 급격히 줄어든 반면 온라인 부문은 450억원에서 2500억원(추정)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두 시장을 합해도 2000년 오프라인 시장만큼도 안 된다. 그만큼 불법 복제와 유통이 성행했다는 방증이다. 음악 소비 환경은 그때보다 훨씬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에게는 우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영화를 보는 습관도 크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굳이 영화관을 찾지 않고 DVD나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파일을 컴퓨터나 대형 TV로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정에서도 영화관 못지않은 음향효과를 낼 수 있는 장비를 적은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연평균 19% 이상(극장 매출 기준 2000년 3460억원에서 2003년 7171억원으로 증가) 성장하던 영화산업이 2005년에 들어 위축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자료는 2004년 초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흥행작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온라인 불법유통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는 저작권 침해가 이제 문화산업 발전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도 2003년 이후 3년 연속 극장 관람객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음악이나 영화는 P2P, 웹하드, FTP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불법 유통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 음악을 듣거나 영상물을 보는 것도 낯설지 않다. 그러나 저작권자나 음반제작자들이 이러한 상황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벅스뮤직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한 게 2000년 2월이고 소리바다가 P2P 서비스를 시작한 게 2000년 5월이다. 시간이 상당히 흐른 지금도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음악시장의 잠재력은 도처에 존재한다.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을 가리지 않고 무선 단말기로 일정기간 자유로이 음악을 듣는 이른바 유무선 통합서비스가 작년 11월에 출범한 것을 봐도 그렇다.

 과연 종전의 유통방법에 익숙한 음악산업 종사자들이 이러한 서비스들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생각을 했을까. 물론 권리자들이 P2P 서비스사업자의 통제하에 있는 P2P 네트워크에 대해 제반 법적 수단을 강구하는 것은 합당한 권리행사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권리자들이 생각할 수 없던 다른 유형의 서비스를 합법적인 틀 내에서 제공하려는 사업자에 대해 대립적인 관계를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가까운 곳에 해법이 있다고 본다. 소비자 인식도 조금 바뀌어야 한다. 기술 발전이니 정보 공유라는 이유로 지적재산권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사회는 창작물의 생산을 통해서 발전하는 것이고 그 뿌리가 지적재산권이다. 이를 간과한다면 자본주의 정신을 외면하는 것과 다름 없다. 소비자들이 현재 적법하게 창작물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편리하게 창작물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면 이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10월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서 전국 6대 도시민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96.7%가 ‘저작권은 보호되어야 하는 권리’라는 데 동의했다. 실제로 적극적인 불법행위에 가담하는 업로드 경험자는 12.4%에 지나지 않았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문화산업 시장의 미래는 밝다.

◆노태섭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위원장 cultural-sup@copyrigh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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