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복병으로 등장한 케이블TV를 견제키 위한 수단으로 ‘관로’ 카드를 내세운 가운데 케이블TV가 자가 관로 확보에 나서 힘겨루기에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KT 본사가 위치한 성남시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인 아름방송(대표 박조신)은 올 연말까지 분당구 지역에 100km 가량의 관로를 가설할 계획이다. 아름방송 고위관계자는 26일 “지난 5월말부터 구축에 들어가 현재 1단계 45km에 대한 작업을 마친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추가 60km 공사도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가 자가 관로를 확보하는 경우는 아름방송이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름방송의 상징성=아름방송은 KT 본사가 위치한 성남시 SO이며 아날로그케이블방송 30만 가입가구와 5만3000 초고속인터넷 가입가구를 확보한 상황이다. 초고속인터넷 사업은 2003년 5월 시작한 이래로 성장을 거듭, 현재 성남시에서 KT에 이은 2위 자리를 놓고 하나로텔레콤과 접전 중이다. 아름방송 고위관계자는 “연말까지 7만 가입가구 확보가 목표”라고 말했다.
KT 입장에선 자기집 앞마당에서 최대 잠재적 경쟁자를 만난 셈. 특히 아름방송의 초고속인터넷 가격이 KT의 50% 수준인 월 1만4000원에 불과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다.
KT는 아름방송을 견제키위해 임대 관로의 경우 케이블방송용이기 때문에 초고속인터넷용으로 쓸 수 없다며 소송을 걸어 최근 2심에서 승소한 상황이다. 현재 3심에 계류중이며 여기서 KT가 승소할 경우 아름방송은 KT 관로를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접어야하는 상황이다.
KT로선 아름방송을 사례로 해서 다른 지역 SO까지 견제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이미 KT는 SO의 전주·관로 임대비용을 현실화한다며 500∼1000%까지 인상을 추진 중이다.
◇전망=아름방송이 가입자망 가설까지 150억원이 드는 관로 구축에 나선 것은 KT와 경쟁키위해선 자가 관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름방송 고위관계자는 “관로 임대비용을 500% 인상한다고 했을때 우리가 KT에 지불해야할 금액은 연간 50억∼60억원에 이른다”며 “KT가 정상적으로 임대 계약을 맺어준다면 굳이 중복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름방송이 SO를 대표해 KT와 법적 소송부터 관로 구축까지 최선봉에서 대리전을 치루는 모양새”라며 “특히 아름방송의 관로 구축은 결국 SO와 KT간 초고속인터넷 시장 경쟁에서 ‘전가의 보도’로 사용돼온 KT의 전주·관로의 힘이 약화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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