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개 복제 성공’이라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 성과에 우리는 또 한 번 놀랐다. 이러한 바이오 분야의 획기적인 연구 성과로 세계의 이목이 국내 바이오업계로 향하고 있다. 더욱이 2003년 8월부터 정부는 바이오신약, 바이오장기 등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하는 등 바이오 분야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포스트 IT 시대의 주력산업으로 삼기 위한 정책을 수립했다. 바이오산업의 수출주도형 상업화를 위해 신규 생물 산업 제품의 선진국 진출, 전통 생물 산업 제품의 세계화를 목표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해 바이오산업은 제2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바이오산업은 단기간의 환경 변화로 발전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개발 초기 단계의 기술 선점과 기술 경쟁력 확보가 다른 어떤 시장에서보다 중요하며 오랜 연구 기간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한 분야다. 이러한 바이오산업은 후발 주자로 출발해 현재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오른 IT 분야와는 또 다른 산업적 특성을 가진다.
국내 바이오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를 바이오벤처회사, 국공립 및 대학연구소, 대기업으로 구분했을 때 50인 이하 바이오벤처기업 및 중소기업이 2002년을 기준으로 62%를 차지, 국내 바이오산업의 근간을 이룬다. 그러나 바이오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 사업력과 자본을 이용해 제품화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라 좋은 기술들이 사업화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바이오산업의 위축과 더 나아가서 국가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대 산업에서 기술이전은 기업의 새로운 목표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 특성상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기술을 개발해서 제품을 생산하고 직접 마케팅하는 구조보다는 기술 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기술을 제약사 및 중견기업에 이전해 주는 사업모델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발전적인 모델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국내 바이오 부문의 기술이전은 수요자와 공급자 간의 이해부족, 바이오벤처기업의 인식 부족, 기초 인프라 미비, 지원시스템 부재 등으로 인하여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벤처회사에서 보유한 기술 대부분이 초기기술이어서 사업화하는 데 애로를 느끼고 있고 기술검토 기간 및 협상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업무가 많아 기술 거래 성사까지 장기간이 소요된다. 기술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시스템이 없고 이를 객관적으로 수행할 기관이 많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이전 대상 기술에 대한 투자자금도 부족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술 공급·수요기업과 투자기업의 기술이전에 대한 시각이 변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기술 선진국의 경우 별도의 벤처 M&A 시장과 기술이전 시장이 존재할 정도로 기술이전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은 반면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에서 투자유치를 통한 자체 사업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기술력을 가진 회사에서 사업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나 국내 바이오벤처의 경우 자본시장이 취약해 사업화 기간은 더욱 길어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사업화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급변하는 바이오 기술 분야에서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현상을 초래한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R&D 중복 투자를 유발할 수도 있다. 또 길어진 사업화 기간만큼 기업이 위험을 떠안게 된다.
최근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R&D 아웃소싱의 필요성을 느끼고 기술 도입·제휴, 공동연구 등 기업 간의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희망하고 있다. 벤처기업 역시 여러 한계에 부닥쳐 국내 시장 및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대기업과 파트너링을 추진하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바이오벤처의 발전 없이 국내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이루기는 힘들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바이오산업의 도약기를 맞아 국내 바이오산업이 기술이전과 같은 네트워크를 통해 더 발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
◆박종세 한국바이오벤처협회 회장 jongseip@kobioven.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