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기업]4000억 대박 터뜨린 김정률 그라비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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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오후 3시 ‘도쿄 게임쇼2005’가 개막하는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 이날 이 전시장 인근에서는 세기적인 만남 하나가 이뤄진다. 자그마한 벤처기업 하나를 세계적 IT군단으로 키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사장과 최근 소프트뱅크 계열사에 그라비티 경영권을 매각한 한국의 김정률 회장과의 만남이다.

이 자리에는 그라비티가 상장돼 있는 나스닥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대표도 배석할 예정이다. 세계 자본시장의 눈과 귀가 또 한번 이들의 만남에 맞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400억엔(4000억원).

꿈에나 그릴 수 있는 그 천문학적인 돈이 한국 온라인게임업체 그라비티에 매겨진 금액이다.

야후 창업자 제리 양,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 외국 유수의 인터넷기업들이 소위 ‘주식 대박’ 신화를 써나가는 것을 부러움 반, 시기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우리에게 ‘용출수’ 같은 반가움이기도 했다. 한국 기업, 그것도 게임이라는 ‘사각지대’에 있던 기업이 세계 자본시장의 메카 나스닥에 올라서더니 결국 세계 IT시장의 큰손 소프트뱅크를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그 빅딜의 주인공 김정률 회장. 5년전인 지난 2000년, 달랑 5명으로 회사를 시작할 때 지금의 그라비티를 예견했던 사람은 회사 안은 물론 회사 밖 그 어디에도 없었다.

맨주먹 이라고 해야 딱 들어 맞는 출발이었다. 그리고 5년 뒤, 그 기업 지분 52%의 가치가 4000억원으로 치솟았다.

누구는 게임계의 로또라고도 하고, 호사가들은 승부사의 도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무슨 수식어를 가져다 붙이더라도 가장 적합한 표현은 한국형 온라인게임 벤처의 성공이다.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에서 싹틀 수 있었던 콘텐츠로 0에서 출발한 기업을 100으로 키워 판 것이다.

김정률 회장은 지난 25년간 게임판에서 뒹굴다시피 했다. 그의 표현대로 오락실게임 유통을 시작으로 게임의 A에서 Z까지를 모두 경험한 사람이다.

세계 39개국에 진출해 한국 온라인게임이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실히 증명시켜 보였다. 한국이 콘텐츠를 갖고 세계 일류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전형적 모습을 세운 것이다. 그래서 이번 4000억원이 어디에 쓰일것이냐는 갖가지 추측에 있어, 게임산업 이외의 용처가 있다는 것은 억측 이상의 잘못된 편견이다.

8일 그는 “게임만을 알고 살아온 지난 세월을 걸고 얘기할때 게임시장을 떠난 모습은 상상할 수도, 계획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라비티의 매각 자금이 개인적 치부에 그치는게 아니라, 한국 게임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충전지’ 역할을 할 것임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또 “세계 게임시장을 재패하는 기업을 또 한번 키우고 싶다”며 “그 기업의 터전은 해외가 아닌, 반드시 한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그는 세계 게임시장의 헤게모니를 또 한번 휘어잡을 방법과 방향을 놓고 깊은 구상에 들어가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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