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뉴올리언스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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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 재앙에서 미래를 보라.”

 바보와 보통사람 그리고 성인의 차이를 우리는 알고 있고 설명할 수 있다. 즉 바보는 반복 학습을 해도 진화와 진전이 없지만 석가나 예수와 같은 성인은 스스로 깨닫고 미래를 예견하면서 타인을 감동·감화시키는 초능력이 있다.

 뉴올리언스의 재앙은 성인이 아닌 보통사람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해일에 대비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 예산을 투입하느라, 아니면 설마 그 둑이 무너지랴는 생각으로 지나쳐 왔을까. 흑인들의 안전이 다른 사안보다 중요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재난 예방에 소홀히 한 결과 지금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눈을 안으로 돌려 보자. 우리나라는 정보통신산업이 발달해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하면서 세계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 올라섰다. 이 시점에 신기술 개발로 우뚝 선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보유한 첨단 기술의 불법유출을 방지하고 제방을 해일에 대비해 튼튼히 쌓고 핵심기술 보유자와 개발자에 대한 보호막이 철저히 담보되어야만 뉴올리언스와 같은 재앙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뉴올리언스는 지난 1969년에도 600여명이 희생되는 대가를 치른 경험도 있으면서 유비무환을 게을리한 것이다.

 독일 정부는 1909년 이미 ‘부정경쟁방지법’을 제정하고 1993년에는 중앙경제단체들과 연방산업보안협회(ASW)를 구성하여 수집된 정보를 연방 총리실에서 체계적으로 정리, 시의 적절하게 대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 때문에 생명공학·의약·자동차·철강 산업 등에서 1·2차 대전의 참담한 전란을 겪고도 세계 정상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기본 법규는 ‘부정경쟁방지법’이며 민사·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또 근로고용계약을 한 근로자와 직원에게는 업무상 체득한 정보의 유출시 민·형사상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을 받고 퇴직시 최소 1년 동안은 동일 직종으로 전직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하는 1년 동안은 전 직장에서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설정이다.

 이는 분명 기술 유출의 80% 이상이 소속 임직원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사건 발생 건수의 80% 이상이 사전 인지되기보다는 사후에 적발되고 있으며, 2004년 우리나라의 경우 사후 발견된 것만도 30조원에 이른다는 통계가 그 중요성과 심각성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3월에 기계·정보통신·생명공학 분야 등 산업별 산업보안협의회를 결성해 불법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예방에 힘쓰고 있으나 전 국민과 전 사업장에서의 산업보안의식이 한층 더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2003년 발의한 영업비밀보호법의 비현실적인 부분을 개정해 민·형사상 책임은 물론이고 영업 비밀을 유출한 자로부터 얻은 부당한 이익을 몰수하며 이로 인한 부가 이득까지 추징하는 방향으로 법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또 범죄 사항의 국제화에 따라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헝가리인에 의한 스웨덴 통신회사 에릭슨 기술유출사건, 러시아인에 의한 독일군수산업 기술유출기도사건, 스위스인과 독일인이 합작한 독일미사일 기술유출사건, 중국인에 의한 프랑스 기업의 핵심기술유출사건 등을 보더라도 목표가 정해지면 국적을 불문하고 행동에 옮기는 국제성이 있다.

 개인 간 거래, 국내 기업 간 거래는 그 파장이 그 역내에만 미치지만 이의 거래가 국경을 넘어설 경우 국가 안위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인 것이다.

 20세기는 산업시대로서 이에 대한 심각성이 크지 않았으나 21세기 정보통신 지식정보시대에 우리를 향하고 있는 위협은 기업경제나 국가경제에 모두 심대한 영향을 끼치리라 예상된다. 또 국가 안보에도 위해 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뉴올리언스 재앙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법적인 보안은 물론이고 심도 있는 전략적 계획과 적정한 예산 배정을 통하여 국가경영 체질을 강화하고, 흑자 도산이 되지 않도록 사계 맞춤을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조성갑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icacd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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