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070 인터넷전화(VoIP) 시대가 불안하게 열렸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7일 인터넷전화요금 자율, 망 이용대가 1500원으로 결정 됐지만 사업에 나서야 할 별정사업자들이 070번호 반납을 불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7일자 1면 참조
◇별정사업자 “번호 반납할 수밖에 없다”=애니유저넷, 삼성네트웍스, 큰사람컴퓨터 등 이미 번호를 받은 별정사업자들은 한목소리로 사업하기 힘들어졌다는 반응이다. 일부 사업자는 “번호 반납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소규모 별정 사업자들은 아예 번호 받는 것을 포기하고 재판매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망 이용대가는 고스란히 원가에 반영돼 새로 시장을 창출해야 하는 인터넷전화에 큰 진입 장벽이 됐다고 지적한다. 시내전화망(PSTN)과 VoIP 연동으로 인해 이미 월 5000만원의 투자비용이 발생하는데 과도한 망 이용대가가 책정돼 원가 부담에 시달리게 됐다는 것.
한 사업자는 “정통부의 발표를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통화료로 월 1500원을 내기도 힘든데 이를 ISP사업자에 내라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와 같다”고 반발했다.
KT 등 일부 ISP가 인터넷에 접속해 트래픽을 유발하므로 품질유지를 위한 투자비로 망 이용대가가 산정됐으나 정통부 발표에는 ISP들이 보장해야 할 070 인터넷전화 품질(QoS)에 대한 조건은 없어 결국 별정사업자들에 의무만 부과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별정사업자는 “지금도 ADSL 불량으로 인해 품질에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이 많다”며 “기간통신사업자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불공정한 사업이 됐다”고 말했다.
◇기간사업자 ‘동상이몽’=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SK텔링크 등 기간사업자들은 070 인터넷전화에 각기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단 070은 주력사업이 아니다. 가격도 비싸고 원가부담도 높으며 기간사업자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 활성화를 기대하긴 힘들다.
KT는 인터넷전화 활성화가 사업 잠식을 의미, 활성화를 꺼린다. 초점도 기업영업에 맞추고 올업(all-up) 시리즈를 내놨다. 하나로텔레콤은 당장은 가정시장 대상 070 서비스는 출시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나로텔레콤은 070보다는 VoIP기술을 이용한 시내전화 요금 인하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데이콤도 11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070을 단독으로 서비스하기보다는 초고속인터넷 번들을 통한 시내전화 시장 돌파의 무기로 활용할 전망이다.
기간사업자 관계자는 “인터넷전화가 퍼스트폰(가정 내 주로 이용하는 전화)이 될 수는 없고 컴퓨터 근처에서만 쓰는 세컨더리폰 형태가 될 것”이라며 “기존 사업을 보완해주는 형태의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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