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르포]美대표 인터넷기업 `구글`에 가다

 요즘 미국 IT업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이라면 단연 ‘구글’이 첫번째로 꼽힌다. 검색 서비스를 기반으로 세계 인터넷 시장을 장악했고, 시가총액 800억달러로 전통의 타임워너를 능가한다. 지난해 여름 85달러로 기업공개한 이후 최근에는 300달러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구글의 업무 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찾았다. 미국 서부에 위치한 기업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나무와 잔디가 안내하는 입구는 공원 같기도 하고 골프장 같기도 했다. 처음 맞닥뜨린 구글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높지 않고 넓게 퍼진 건물 8개동을 사용한다. 8개 건물을 사용하는 종업원은 약 2000명. 건물과 건물 사이를 이동할 때는 바퀴달린 작은 기구를 이용할 정도다.

 이들 건물 사이 사이에는 나무와 꽃이 무성하다. 배구코트, 미니(?) 수영장 등 직원들이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눈에 띈다. 한마디로 쾌적하다. 보안이 철저했다. 방문자가 먼저 거쳐야 하는 ‘41번’ 건물에서 방문 예약내용과 신원을 확인, 이름과 소속사가 명기된 스티커를 출력한다. 이제부터 건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사진촬영은 정해진 곳에서만 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곳곳에 구비된 먹거리들이다. 커피는 물론이고 다양한 음료수, 쿠키, 도너츠 등 간단한 요기거리가 널려있다. 식당도 건물마다 있다. 어떤 곳은 한국 음식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식당도 있다. 그날의 메뉴 중에는 숙주나물이 포함돼 있었다.

 구글에 근무하는 한국인은 4∼5명 정도. 아·태지역 마케팅을 담당하는 데이빗 리씨와 구글 로고를 디자인한 데니스 황(한국명 황정목)씨 등이 알려져 있다. 데니스 황과는 미리 약속한 건 아니었지만 사무실을 돌아보다 우연히 만났다. 자신이 디자인한 여러가지 로고들을 한데 모은 포스터에 사인까지 해줬다.

 어느 복도에는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플레이보이’지에 인터뷰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IT기업 창업자가 플레이보이에 인터뷰를 했다는 게 특이하게 느껴져 회사 관계자에게 물었다. PR를 담당하는 다니엘 레민씨는 “별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플레이보이는 대중지이고, 구글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이므로 인터뷰에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사무실 모습은 ‘자유로움’ 그 자체다. 외모는 물론이며 자신의 자리를 개성있게 꾸며놓았다. 어떤 이는 회사를 방문한 유명인사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벽에다 한껏 붙여놓았다. 어떤 이는 집채(?)만한 개와 함께 출근해 일하고 있었다. 출근시간도 자유로와 사람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다르다. 건물 여기저기에서 구글의 각종 서비스 및 전략을 메모해 둔 화이트보드도 눈에 띈다. 어느 순간 천정 쪽을 바라 보니 전광판에 각종 단어들이 스크롤된다. 전세계 이용자들이 검색하는 단어들이 실시간으로 영어는 물론 일본어·중국어 등 각 나라 언어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 다른 전광판엔 3차원 지구본이 공전하며 전세계 구글 사용자 규모도 보여준다.

 구글이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이유는 뭘까. 인터넷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인 자유로움이라는 생각이다. 저마다의 개성을 십분 살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시키는 게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수년전 야후라는 기업이 등장하며 닷컴 붐을 일으켰을 때처럼 요즘은 구글이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늘날 구글의 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본사를 다녀온 후 더욱 궁금해진다. 데이빗 리씨는 “세계 온라인 광고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구글도 매출과 수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라이벌이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검색엔진을 개발하는 대학생들”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구글은 한국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5월 대대적인 이벤트를 벌이며 구글의 존재를 알렸으며 조만간 지사장을 선임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운틴뷰(미국)=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사진: 구글 직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의력을 발휘한다. 심지어 내부에서 강아지도 기를 수 있다. 물론 위생관리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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