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이프·인텔·MS 등 3사 ePC 공동전선 수립은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새 변수라는 점 외에도 인텔의 디지털홈시장 장악 전략, MS의 미디어시장 진출 시도 등과 맞물린다.
인텔과 MS는 스카이라이프와의 협력·제휴를 본사 차원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는만큼, 두 IT 거인의 공동전선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ePC 전략?=인텔은 서재를 장악한 PC를 거실로 진출시킨다는 구상 아래 ePC 전략을 발표했다. ePC는 가전제품처럼 생겨서 거실에 놓을 수 있는 PC며 현재는 크기나 모양, 소음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출시한 ‘MT40’이 ePC지만 시장에선 아직 덜 알려졌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향후 디지털홈 거실에 PC를 놓고 여기에서 거실의 TV는 물론이고 안방, 서재, 공부방에 있는 TV 및 PC모니터 등을 모두 제어토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약 녹화된 방송프로그램뿐 아니라 음악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ePC가 가정 내 모든 모니터에 보내 주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이스트폭(코드명)’이 ePC의 연장선이며, 궁극적으로 홈제어·홈시큐리티 등 디지털홈서버를 지향한다.
◇3사 제휴모델=장기적인 협력모델은 ‘위성방송→안테나→ePC→TV디스플레이’다. 스카이라이프는 ePC를 PVR로 사용하며 인텔은 ePC에서 방송을 서비스한다. MS는 윈도미디어테크놀로지(WMT)와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를 통해 방송솔루션 시장에 진출한다. 이 모델이 성립되려면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계열의 수신제한시스템(CAS)업체인 NDS와 보안 모듈협력이 필수적이다. CAS는 유료 가입자만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유료방송 핵심 솔루션으로, NDS가 ePC에 CAS를 공급해야 한다. 인텔과 NDS는 장기협력모델로 이 문제를 논의중이다.
3사는 장기모델을 전제로 ‘위성방송→안테나→셋톱→ ePC→TV디스플레이’를 앞서 선보이기 위해 협의중이다. ePC 구매 고객에게 셋톱박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인텔과 MS의 또 다른 노림수=인텔과 MS는 우리나라 시장을 노린다기보다 레퍼런스 구축에 관심이 많다.
MS는 그간 자사의 압축전송 솔루션인 V9을 내세워 MPEG4 AVC(일명 H.264)와 자웅을 겨뤘으나 현재로선 패색이 짙다. 브로드컴, TI, ST마이크로 등 칩업체가 H.264 하드웨어칩을 개발했거나 상용화하기 직전인데 MS의 V9은 우군이 없다.
업계는 인텔이 MPEG4와 V9(혹은 V10) 간 원칩을 개발중이라고 관측했다. 인텔의 방송칩시장 진출이 임박했다고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MS는 최근 2∼3년간 IPTV 솔루션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인텔도 휴대폰에 쓰이는 방송용 인코딩·디코딩칩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과 MS는 우리나라에서 ‘유료방송사와 협력한 ePC 모델’의 가능성을 시험하고자 하는 셈이다.
◇전망=3사 제휴 논의의 뿌리는 1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애초 스카이라이프와 MS는 ePC가 아닌 ‘가정용게임기 X박스+위성방송용 셋톱박스’ 통합을 논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협상이 좌초돼 X박스가 아닌 ePC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3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탄력을 받았으나 문제는 보안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있다. NDS와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NDS는 MS와 보안시장 맞수로 떠오르는 존재다. MS는 디지털지재권관리시스템(DRM), NDS는 CAS에 강점을 두고 차기 신규매체 보안시장 장악을 노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사 협력은 규모가 큰만큼 고려해야 할 사항과 변수가 많다”며 “제휴한다 해도 향후 세계 디지털홈 및 방송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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