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비관세 무역장벽인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협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려면 상생협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인식이 그간의 수직 개념에서 수평 동반관계로 변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갈수록 높아지는 환경규제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분위기가 다른 분야로 더욱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올 8월 EU의 전기전자폐기물처리지침(WEEE) 시행에 이어 내년 7월 본격 실시되는 유해물질규제지침(RoHS), 에너지사용제품 친환경설계 의무화(EuP) 등에 대비해 협력 중소기업들과 공동전선 구축에 나섰다고 한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협력업체에 친환경 기술을 전수하거나 공동 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다양한 상생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환경규제 대응책이자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협력업체와 함께 환경규제에 대응한 상생경영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인 아토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온 반도체 세정용 불소(F2) 가스 발생장치 1차 개발을 완료했으며, 이를 삼성에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업체가 개발한 F2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유발해 온 과불화탄소(PFC)를 대체하는 친환경 물질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 기술개발로 내년 36억원, 2007년 150억원, 2008년 27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니 일거양득이라고 하겠다.
삼성은 또 협력업체인 코아텍과 공동으로 개발한 PFC 처리약제 및 공정기술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이와 함께 협력사 제품의 환경친화성 확보를 위해 30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환경경영 인증인 ISO14001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와 함께 현재 15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유해물질 DB를 제공하고, 유해물질 분석 및 관리기법을 전수중이라고 한다. 10개사에 대한 환경인증 ISO14001 확보를 끝내고 내년까지 환경설계·환경경영·청정생산기법 전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LCD모니터 14개와 노트북PC 1개 등 15개 모델에 대해 이달 초부터 무연 솔더링(용접)을 통해 납 성분을 완전히 제거한 제품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LG는 이들 제품 외에도 노트북PC 2종, 데스크톱PC 3종에 대해 최근 강화된 국내 환경마크인증(Type I) 기준을 적용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주목된다.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가치를 높이려면 기술력과 디자인 그리고 환경친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종합적인 노력 없이는 국산품의 수출 확대는 한계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도 중소업체의 제품 내 유해물질 검사 및 인증비용을 크게 줄여 줄 유해물질관리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중소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180여만종의 소재 및 부품의 시험분석비 9000억원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니 가능한 한 빨리 개발을 끝내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실제 제조업의 뿌리지만 대기업에 비해 자금과 기술·인력 등에서 열세를 면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해외 환경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려면 대기업과의 상생협력이 최선이다. 제품의 전 제조과정에 친환경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세계 시장에서 외국 제품과 경쟁할 수 있다. 대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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