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컨설팅업체 `공략전략` 눈에 띄네

 액센츄어·IBM BCS·베어링포인트·삼일PwC·딜로이트 등 소위 빅5로 불리는 외국계 컨설팅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법이 바뀌고 있다.

 국내 IT 프로젝트에서 이들의 역할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적잖은 비중을 차지해왔지만, 최근 들어 이들은 전사자원관리(ERP)처럼 시스템 구축의 성격이 강한 IT 프로젝트의 주관사업자로 직접 나서는등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최근 진행된 주요 프로젝트 중 국내 기업이 아닌 외국계 기업이 프로젝트를 주관한 사례는 10여건이 넘는다. 액센츄어 서울사무소는 올 초 현대오일뱅크의 ERP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하나로텔레콤 고객관계관리(ERM) 프로젝트, 삼성서울병원 ERP 프로젝트·현대중공업 ERP 프로젝트를 주 계약자 자격으로 잇달아 수주했다. 계약상 미공개 프로젝트를 포함할 경우 수주건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공기관 공략에 어느 기업보다 적극적인 베어링포인트도 현대자동차 PI ISP 프로젝트를 비롯해 철도시설공단과한국전력의 ERP를 수주했다. 삼일PwC 역시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하나로텔레콤의 ERP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대그룹과 계열 SI업체’로 수직 계열화돼 있는 기존 시장 질서를 고려할 때 큰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공공 시장의 경우 국내 대형 SI 업체들이 독식해오던 현상과 분명 달라진 모습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몇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업체들의 기업 조건 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즉 2000년 이후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큰 지각변동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기업들이 하나 둘씩 공개 되면서 ‘실적’ 위주의 비즈니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최근 외국컨설팅 기업에서 국내 기업 정보화책임자(CIO)로 옮긴 A씨는 “몇 해 전만해도 컨설팅 업체가 하나의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완료하는데 1∼2년의 시간이 ‘허용’됐는데, 지금은 컨설턴트들이 분기마다 실적을 체크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장 공략이 공격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

 수요처의 변화도 객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룹이 계열 분리되면서 기존 업체와 관계가 일정부분 변화하고 있다는 것. 현대중공업이 PI 및 ERP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현대정보기술을 파트너로 포함시켰지만 주사업자를 액센츄어로 선정했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다. 여기에 주요 IT 프로젝트가 경영혁신(PI) 선상에서 추진되면서 수요처에서 PI 부문에서 노하우가 있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SI 업체 한 관계자는 “외국계 컨설팅 업체들이 주 사업자로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아예 개발인력을 바탕으로 시스템 구축 업무까지 직접 수행하는 것은 분명한 변화”라며 “반대로 SI 진영이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양 진영은 파트너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변화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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