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리더 대변신, 모바일 결제시장 `희망`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가 최근 모바일 결제를 위해 설치, 운용했던 적외선(IrFM) 방식의 동글(리더)을 비접촉(RF) 방식으로 전환, 오는 9월 시장 보급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이통 3사는 지난해 말 각사가 자체 스펙을 적용, 보급했던 약 56만대의 동글 간 호환에 합의, 현재 공통 스펙을 개발중이다.

 이에 따라 뱅킹·주식 거래 기능을 수용한 휴대폰이 RF 방식을 채택, 편의성을 높여 신용카드·교통카드 기능까지 흡수해 명실상부한 ‘멀티금융 기기(디바이스)’로서 모바일 결제 시장을 활성화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사 합의 의미=지난해 말 각사 동글 간 호환에 나서기로 한 이통 3사는 최근 IrFM 방식의 동글을 RF 방식으로 전환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오는 9월부터 단계적으로 공동 스펙과 RF방식이 적용된 동글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자체 스펙과 제품을 공급하면서 사용자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통 3사가 공통의 스펙을 적용한 동글 보급에 나서게 되면 서비스 가입 회사에 상관없이 설치된 동글을 이용한 결제가 가능해진다.

 이통사의 이 같은 행보는 일반 신용카드 밴(VAN)과 마찬가지로 인프라의 성격이 짙은 동글을 공동 네트워크로 보고 이용자 확산에 나서야 실질적인 시장 활성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최근 은행·카드 업계에서 내놓고 있는 IC카드에도 채택되고 있는 RF 방식은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교통카드·신용카드 등의 기능 흡수가 쉬워져 모바일 뱅킹과 트레이딩(주식 거래)을 포함한 멀티 금융 칩카드 시대의 도래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동글 현황=현재 시장에 설치된 동글은 약 56만대로 SK텔레콤이 44만대, KTF와 LG텔레콤이 약 12만대를 보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SK텔레콤 동글 일부가 RF와 적외선 방식을 모두 수용하고 있을 뿐 대부분은 적외선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동안 휴대폰과 동글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는 사용자가 가맹점에 설치된 동글에 휴대폰을 가까이 대고 휴대폰 결제모드로 전환한 뒤 비밀번호를 눌러야 가능했다.

 하지만 RF 방식을 채택하면 별도의 비밀번호 입력이나 모드 전환이 없어도 교통카드를 사용하듯 동글에 가까이 대면 휴대폰에 내장된 IC카드를 판독, 일반 신용카드와 같이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전망과 과제=이통 3사가 신용카드 VAN 단말기에 해당하는 모바일 결제 인프라인 동글에 공통 스펙과 RF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시중에 설치된 56만대의 동글 이용을 활성화해 새로운 통신·금융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통사의 모바일 결제 사업은 적외선 방식의 번거로움, 카드·은행 업계의 견제, 부가 서비스 모델 부재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

 이통 업계의 이번 공조는 우선 교통카드, 전자화폐를 이용한 소액 결제, 멤버십 등 서비스의 채택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액 신용카드 결제까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동글의 RF 전환과 함께 비자웨이브(비자카드)·페이패스(마스타카드) 등 RF식 카드 발급을 놓고 은행·카드사 등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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