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생생하다. 박세리가 ‘US 여자오픈’에서 거둔 그 드라마틱한 우승 장면이. 나는 그때 운 좋게 미국에 있었다. 그렇다고 박세리가 있던 바로 그 현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아무 부담없이 TV를 보았거나, 전혀 골프에 관심이 없어 그냥 잠들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 있었고 그날은 월요일 오후였으며 마땅히 근무를 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그러나 어찌 일이 손에 잡히겠는가. 오붓한 살림이었기 때문에 상사를 꼬드겨서(?) 가까운 레스토랑을 찾았다. 많은 사람이 골프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가 한국 사람이란 것을 알아 본 사람들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저녁 시간에 자주 찾는 곳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환대를 받으며 친숙하다는 느낌이 든 건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만큼 박세리는 대단한 존재였다.
특히 IMF 시절의 그 암울한, 끝이 없는 터널과 같은 시간들을 보내던 우리나라 국민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신선한 충격이요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니었을까.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당돌한 숙녀였던 그가 지금 너무도 방황하고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 그러나 믿는다. 박세리는 반드시 재기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다시금 희망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예담시이오 /출처:blo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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