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통·방 융합시대의 정책방향

최근 IT 관련 이슈 중 산업계와 언론, 학계가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이 바로 통신·방송 융합이다. 광대역통합망(BcN), 유비쿼터스 등 새로운 환경의 도래에 따른 사업자들의 신서비스 제공 계획과 정부의 규제 방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논의의 전개는 정부의 통·방송 정책 수립과 시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EU, 미국, 호주 등 선진 각국들도 통신과 방송을 유비쿼터스 사회의 핵심동력으로 간주하고 양대 사업자들의 교차 진입을 허용하거나 융합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하는 등 자국의 현실 여건과 중장기 국가전략에 맞춰 규제제도를 정비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적 추세에 부응하고 IT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통·방 융합 대응에 국가적인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에 직면해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기본원칙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첫째, 통신과 방송시장의 분리를 전제로 한 현재의 수직적 규제체계는 새로운 융합 현상에 맞지 않으므로 국민 경제적 역할과 공익적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제 패러다임에 입각한 규제체계 개편방안을 합리적 논의과정을 통해 수립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규제체계 개편 논의는 현재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인 IT산업의 선순환구조를 확대,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무엇보다 신규 통·방 융합서비스가 원활히 도입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성화될 수 있는 규제여건을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셋째, 공익성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에 적합했던 방송의 공익성 개념을 디지털시대에 맞게 재정의하고 새로운 규제기구, 규제집행 등의 제도적 장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넷째, 통·방 구조개편 논의는 충분한 시간과 합리적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IPTV 등 신규서비스 문제는 국무조정실 등 현재의 정책조정 체계를 통해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IPTV 문제의 핵심은 신규 융합서비스에 대한 규제 여부와 기존 서비스와의 규제 형평성에 있다.

 신서비스 규제를 최소화하고 기존 서비스인 CATV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 IPTV를 조기 도입하고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다섯째, 통·방 융합서비스 성장의 핵심토양이 네트워크이므로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의 상호 교차진입을 허용해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BcN 등 망고도화를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또 창의적 인재가 중심이 되는 고부가가치의 멀티미디어콘텐츠 산업을 육성해 매력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해 국민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

 통·방 융합시장이 전체 시장의 0.5%로 아직은 태동기에 불과하지만, 2010년께 BcN이 완성되면 통신망과 방송망의 구분이 어려워지고 융합이 전반으로 확대돼 신규 서비스의 출현과 관련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져 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통·방 융합에 따른 제반 이슈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구조개편위원회(가칭)’를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통신과 방송 전문가가 다각적으로 참여해 융합에 따른 국가적 대응전략 및 정책방향을 정립하고, 법제도적 정비방안과 정책 및 규제기구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러므로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위원회 소속 문제는 정치적 논의가 아닌 학계, 연구계, 정책당국 등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전문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국가전략을 고려해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돼야 할 것이다. 위원회의 논의 결과는 국회 입법과정, 여론수렴 등 정치적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으므로 위원회 논의단계에서는 정치적 요소가 배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는 1994년 정보통신부를 출범시켜 국가정보화와 정보통신산업 육성, 통신규제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IT선순환 정책을 추진한 결과, 세계가 부러워하는 IT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고 IT산업이 우리 경제의 중추 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 같은 성과가 통·방 융합시대 등 향후 미래사회에서도 지속될 수 있도록 국가 운영체계를 구축해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현 세대의 책임이라고 본다.

 

◆김동수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진흥국장 dongsk@mic.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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