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개목걸이

 ‘개목걸이(deadlock)’라는 할리우드 영화가 있었다. 10여년 전 영화인데 탈옥할 수 없도록 재소자의 목에 탈출방지용 폭발물을 설치한 미래 교도소 이야기다. 두 사람을 짝지어 한 사람이라도 일정 거리 이상 멀어지면 폭발하는 장치를 한 것이다. ‘이중자물쇠’ 또는 ‘교착’이라는 뜻의 영어 제목보다 우리말 제목이 그 섬뜩함을 제대로 표현했다.

 폭발물은 아니지만 개목걸이와 비슷한 장치가 실제로 나왔다. 미국 LA에서다. 시 정부는 한 교도소의 재소자에게 전자태그(RFID)를 내장한 팔찌를 착용토록 할 예정이다. 센서로 재소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수시로 관찰한다. 정보가 쌓이면 행동 양식도 파악할 수 있다. 효과를 보면 다른 교도소로 확대할 예정이라 한다.

 잦은 교도소 폭력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지만 원치 않는 팔찌를 단 재소자가 조금 딱해 보인다. 아마도 인권 침해 논란이 벌어질 듯하다.

 RFID는 반도체 칩을 이용해 사물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이다. 바코드에 비해 훨씬 편리하고 응용 범위가 넓어 유통과 물류는 물론이고 전 산업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진국에서 응용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중이며, 우리나라도 이를 3대 IT 인프라로 육성중이다.

 그렇지만 응용 범위가 사람까지 넓혀지면서 인권과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대두됐다. 이 분야에선 우리가 선진국(?)이다. 서울지하철공사는 지난해 공익근무요원의 근무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RFID 칩을 목에 걸도록 했다가 반발을 샀다. 전자주민증 논란도 여전하다.

 IT 신기술과 인권의 충돌은 앞으로 더욱 잦을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없으면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자칫하면 IT 신기술을 적극 도입해 산업을 육성하려는 국가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사람을 리더로 여길 정도로 RFID 상용화에 적극적인 미국은 프라버시와 개인정보 보호 장치 마련에도 열중한다. 눈여겨볼 대목이다.

 국제기획부·신화수차장@전자신문,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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