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IT강국인가?”
거리에 넘치는 최첨단 휴대폰과 가입자 포화상태인 초고속인터넷을 보면 이 같은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콘텐츠 산업이나 기업의 e비즈니스 현실을 들여다보면 갸우뚱하게 된다. 같은 질문에 서울대 경영대 곽수일 교수는 고개를 흔든다. 개인의 정보화 속도 비해 한국 기업의 IT 도입 속도는 한참 더디다고 진단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도 진화한다= 17일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IT리더스포럼 조찬회에서 곽수일 교수(서울대· 전 정보통신정책심위의장)는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제시했다.
기존 산업시대 만들어 졌던 비즈니스 모델이 △원가 우위 전략 △차별화 전략 △집중 전략 △선점 전략 등에 집중했다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은 유통 또는 제조 과정에 IT를 적극 도입, 재고 없는 창고를 만드는 등의 혁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은 △슈퍼서비스 : 언제, 얼마나 주문하더라도 36시간 이내에 배달 완료 △편한 솔루션 :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으며 접근 가능 △커스터마이제이션 : 소비자가 필요한 양만큼 생산해 재고를 없앤다 등이다.
곽 교수는 미국에서 1, 2위를 다투는 월마트와 델컴퓨터는 실제로 2∼3년 안에 재고를 0%로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거래기업이 IT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납품을 못하게 하는 정책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즉, 월마트는 유통과정에서 델컴퓨터는 제조과정에서 IT를 적극 도입해 실시간기업(RTE)을 지향하고 생산성은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곽수일 교수는 “하루 1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월마트에서 재고를 없애겠다고 선언한 것은 마치 야구의 규칙을 바꾸는 것과 같다”라며 “이 같은 세계적 기업의 도입 의지에 비해 한국 기업의 IT시스템 도입에 대한 무관심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에서 파괴로= 혁신(Innovation)의 시대는 갔다. 파괴가 화두다.
기업에서 인터넷의 도입이 △비즈니스모델 △비용구조(Cost Structure) △고객관리(Customer Relationship)를 파괴하고 있으며 이는 혁신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곽 교수는 주장했다. 특히 인터넷 시대, 경쟁의 양상이 달라졌으며 성공을 위한 벤치마킹 대상과 종업원들이 어디서, 어떻게 근무하느냐의 형태까지 변했다. 과거와 비교해 혁신이라기보다는 파괴에 가깝다는 것. 블로그가 1인 미디어를 뛰어넘어 중요한 비즈니스 통로(수단)로 대두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또 “현재의 파괴도 시작에 불과하다”라며 인터넷의 미래가 △무선 이동통신과 M-커머스 △말하는 인터넷(Talking Internet) △생각하는 기계(Thinking Machine) 등으로 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곽수일 교수는 “세계적으로 혁신보다는 파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 등 급변하고 있으나 한국은 아직 하드웨어적 사고에만 머물러 있다”라며 “IT로 인한 변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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