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버스 안에서 옅은 노란색을 띠고 치렁치렁 늘어져 있는 개나리를 보았다. 가슴은 멀미를 하듯 울렁거리고 아련한 추억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지나갔다. 이러한 감정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14년 만에 처음으로 찾아온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니 뽀얗고 청순한 아가씨들의 티없이 맑은 얼굴들이 나를 더욱 더 들뜨게 한다.
오늘 아침엔 그 개나리들이 짙은 노란색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정신없이 지나간 지난 가을과 겨울. 이제는 어느 정도 생활에 익숙해졌나 보다. 여유롭게 이 봄을 맞으며 고국의 변함없는 정취에 취하는 걸 보면.
황사로 인해 뿌옇게 보이는 남산 타워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가족과 함께 오르리라는 생각에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러 가려는 듯. 유학이라는 명분 아래 14년간 한 번도 제대로 화장하지 않았던, 그래서 할 줄도 모르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거리의 아리따운 아가씨들처럼 그렇게 뽐내고 싶었으련만 조금도 불평하지 않고 살아온 아내에게 이번 봄에는 화장품을 사주어야겠다.
뜬구름/ 출처:blo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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