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체적으로 약 3분에 1개꼴로 신규 창업이 이뤄집니다.”
우리나라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비유할 수 있는 중국 칭화대의 벤처육성기관인 칭화과기원의 두 펑 총괄책임자의 설명이다. 그는 기자가 ‘설마?’라며 의문을 갖자 “칭화대가 매년 개최하는 벤처경진대회에 400∼500여개 팀이 신청을 하고 있으며 칭화대 이외에도 베이징대 등 여러 대학에서 유사한 경진대회를 열고 있고 여기에도 많게는 수백개의 팀이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인적 물량공세의 놀라움은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벤처의 성공확률을 낮게는 2%로 봤을 때 두 펑 책임자의 말을 믿는다면 하루 5시간에 2개의 벤처기업이 성공해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들은 후 칭화과기원 건물을 나오면서 칭화과기원의 양 옆에 서로 마주하고 있는, 칭화대에 뿌리를 둔 IT재벌인 칭화동방그룹 건물과 칭화대 인큐베이터센터인 칭화창업플라자(創業大厦) 건물을 보며 ‘두려움’이 느껴졌다. 칭화창업플라자에 들어가 있는 창업벤처기업들이 날마다 칭화동방그룹을 보면서 ‘꿈’에 불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순간 우리나라의 벤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정부가 지난해 올해를 ‘제2의 벤처 붐의 해’로 만들겠다며 호언장담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업계에서는 체감을 못 한다고 불평이다. 물론 정부의 정책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를 바라는 것은 옳지 않지만 ‘코스닥’의 추락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대감이 점점 실망감으로 변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부는 ‘이번 벤처활성화 정책은 벤처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직접 지원은 최소화하고 대신 간접 지원을 크게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분명 옳은 정책이다. 그러나 간접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히려 직접지원보다 효과가 작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두 펑 책임자는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IT업체들이 지금은 중국에서 득세를 하고 있지만 조만간 중국기업들이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을 듯싶다.
베이징(중국)=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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