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린스 델 사장 "한국 공략 강화"

델이 한국 시장에서 ‘세계적인 PC업체’로서 명예 회복에 나섰다. 지난해 7월 델 CEO 취임 이후 한국을 첫 방문한 케빈 롤린스 델 사장은 25일 “IT 강국 ‘코리아’에서 델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면서 “성장 동력인 다이렉트 모델을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 PC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가격 중심의 대대적인 공격 경영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델에 한국은 아시아권 진출을 위한 초석 같은 존재입니다. PC·서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한국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특히 델은 최근 몇 년 간 한국에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일본 못지않게 중요한 시장인만큼 본사 차원에서의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입니다.”

 롤린스 사장은 이를 뒷받침하듯 이날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선언했다. 국내 시장을 겨냥해 노트북PC는 부가세를 빼고 70만원대에, 데스크톱PC는 모니터를 제외하고 30만원대에 선보이고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이는 델이 기존에 판매하던 가격보다 무려 20만원 가량 낮춘 수준이다. 초저가 제품이지만 성능도 뛰어나다. 79만9000원에 판매되는 노트북PC ‘래티튜드 D505’ 모델은 14.1인치 모니터에 인텔 셀러론 M프로세서 1.3GHz와 인텔 무선랜 카드, 256MB·30GB 메모리를 갖춘 제품이다. 39만9000원의 초저가 데스크톱PC인 ‘디멘션3000’은 인텔 셀러론 D프로세서에 256MB·40GB·CD롬 드라이브를 지원하며 모니터와 함께 구매시 5만원을 추가 할인해 준다.

 롤린스 사장은 향후 계획을 3년 안에 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는 동시에 PC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요약했다.

 “‘매출 800억달러의 델’을 실현하기 위해 ‘저가 공세’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서버·스토리지·IT 서비스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분야의 점유율도 올려 나갈 방침입니다. 보다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동맹’도 모색중입니다. 이미 오라클·SAP 같은 업체와 제휴 수위를 높인 상태입니다. 게다가 PC는 디지털카메라·MP3P 등 각종 퍼스널 장치를 위한 허브입니다. 프린터·서버·TV 등 주변기기 사업 진출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실제 델은 IT 서비스 강화를 위해 오라클의 ‘스탠더드 에디션’ 제품을 유일하게 번들로 제공하며 VM웨어의 ‘가상화 소프트웨어(ESX 서버)’를 자사 서버에 채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회사 이름에서 ‘컴퓨터’를 빼고 TV 등 가전 분야 사업을 크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PC는 델의 주력 사업이다. “전세계 PC 시장은 지난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다소 주춤할 전망입니다. 모바일PC 수요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 시장을 일부 대체해 가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에서 노트북PC 비중은 지난해 전체의 33%를 초과했고, 2007년 47%까지 증가할 전망입니다. 특히 앞으로 PC는 유럽, 이 중에서도 서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가 있을 것입니다.”

 롤린스 사장은 “HP의 분사 움직임, IBM의 매각 등 PC 시장이 재편되고 있지만 PC는 이제 다른 어떤 IT 제품으로 대체하기 힘든 필수 도구”라며 “델의 사업 구조에서 PC는 핵심이며 PC의 형태가 다소 바뀔 뿐 시장도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케빈 롤린스 CEO는=세계 PC 판매 1위인 델의 신임 사령탑인 케빈 롤린스는 델의 사장 겸 최고운영임원(COO)을 거쳐 2004년 7월 CEO로 취임했다. 96년 4월 델에 합류하기 전,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베인&컴퍼니에서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다이렉트 모델의 컴퓨터 시스템과 서비스 전략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 델 CEO 이외에도 무역정책 협상과 관련해 미국 대통령 자문위원으로, 컴퓨터 시스템 정책과 관련해 미국 경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