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국가 현안 해결수단의 하나로 유비쿼터스 IT를 선택하고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 선진복지사회 구현, 정부 혁신 그리고 사회안전관리 기능의 강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기술 개발과 표준화도 필요하지만 여러 단품 기술을 통합해서 하나의 시스템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유비쿼터스 IT 실현의 핵심이다.
그 적용 사례로 무선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통행에 적용된 초보적인 텔레매틱스라고 할 수 있는 전자통행료징수시스템을 들 수 있다. 이 사례를 통해 유비쿼터스 IT 확산의 걸림돌과 대처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미 2000년 6월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전자통행료징수시스템을 도입 운용해왔다.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차량이 정지하지 않고 정해진 차선을 그대로 통과하면 차량 내 탑재된 선불전자카드 장치에 의해 요금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기존 방식보다 시간적으로 3배 이상 빨라지고 차로 설치투자비도 14% 절감할 수 있어서 요금소 부근의 차량 정체를 해소할 수 있고, 요금소 차로를 확보하기 위한 건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시스템의 보급은 매우 더디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에 234개 도로공사 영업소가 있고 서울에만 250만대의 차량이 있는데 시행 5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3개 영업소, 4만대의 차량만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효율적인 시스템이 왜 빨리 보급되지 않는지에 관심을 가지고 볼 필요가 있다. 그 이유로 시스템 확산에 따른 징수원의 고용 감소 문제,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에 대한 염려, 변화에 소극적인 성향을 들 수 있다.
유비쿼터스와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단편적으로만 보면 시스템 확산으로 인해 기존 형태의 고용 시장 규모는 감소할 수 있다. 1960년대 산업 인구의 80% 이상이 농수산업과 제조업에 종사했으나 산업화에 의해 지금은 인구의 30% 정도만이 농수산업과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물류 분야에서도 유비쿼터스가 도입되면 매장 점원 없이도 구입한 물품을 자동으로 계산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고용이 감소하는 것을 염려할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있는 새로운 정보 서비스를 개발해 국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오히려 고용 시장을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초소형 RFID가 보편화되고 곳곳에 이를 읽을 수 있는 리더가 설치되면 개인, 물품, 차량의 위치를 염탐하는 것이 지금보다 손쉽게 될 수 있다. 지금도 휴대전화를 소지한 사람의 위치를 이동통신사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공신력 있는 이동통신사들이 개인 정보 보호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으로 믿는다. 이 외에도 시스템의 취약점을 악용하는 각종 형태의 역기능을 생각할 수 있다.
역기능을 줄이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의 사회인이 될 청소년이 그에 걸맞은 정보 윤리 의식을 가지도록 교육을 하는 일이다. 이는 IT 관련 부처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할 일이다.
의료나 교육과 같은 분야의 소외 계층을 위한 유비쿼터스 사업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결국 새로운 시스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민간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유비쿼터스 IT는 몇 가지 핵심기술 개발에 성패가 달려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기술들을 통합해 하나의 유기적 시스템으로 만들어 국민 생활 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사회 전체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민병준 인천대학교 교수 bjmin@inche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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