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칼럼-여자! 여자! 여자!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자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더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 필자 역시 여자이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고, 여자에 대한 차별에 가장 분개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다.

 4년 전 D그룹에서는 새로운 비즈니스에 진출하면서 자회사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 헤드헌팅사를 물색중이었다. 몇 개 회사로부터 프레젠테이션을 받기 위해 임원진이 하루의 업무 일정을 비우고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 대부분 50대 초·중반으로 모두 남자였다. 우리 회사에서는 필자가 참석했는데 열 사람 정도 되는 임원진에게 자료를 나눠주자 “윗분은 참석하지 않으셨습니까?”라고 필자에게 묻는 게 아닌가.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려고 간 필자로서는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한 뒤 10여분 동안은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많이 겪었던 기억이 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필자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 차별받아야 할 점이 있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분명히 학점도, 동아리 활동도, 수업에 임하는 성실성도 훨씬 우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자녀가 있는 필자와 같은 나이의 여자가 직장생활을 하려면 많은 고비가 따른다. 결혼을 하면서, 임신을 하면서, 출산을 하면서 육아 문제로….

 요즈음 남편들은 많이 변해 가사일에 협조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절대 책임은 여자에게 있다. 이것은 결국 회사가 여자직원을 고용할 때 고정관념으로 작용하기 쉬운 부분이고, 회사의 발전성과 안정성에 있어 남자가 우월하다는 잘못된 시각을 심어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자는 강인해야 한다. 최소한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는 지구를 들어올릴 듯한 에너지와 삶의 활력을 갖고 살아야 한다. 많은 부분 이해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남을 이해해 주며 생활하는 위치가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취업을 준비할 때는 ‘커리어우먼’ 하면 꽤 세련된 정장 차림에 단정하고 짧은 듯한 헤어스타일, 당당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의 소유자를 그려봤을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타의든 자의든 여자를 우아하고 고상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면접시 우리는 종종 억지스러운 질문을 받는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지방 발령이 난 경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혹은 ‘사내 커플이 인정되지 않는 직장 환경일 경우 누구 한 사람이 그만둬야 할 입장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등 가상의 질문이 여성 면접자들에게 쏟아진다.

 남자에게 육아와 회사가 양립하는 문제에 대해 질문하는 면접관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면접관이 모두 남성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도 아닐 것이다. 이것은 면접관들이 회사생활을 하면서 보아왔던 일들을 확인하고자 함일 것이다. 적당히 회사생활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실제 회사는 그런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열정과 에너지를 일 안에서 발휘할 수 있는 이를 원한다. 회사와 동고동락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필자는 가끔 스스로의 뇌기능에 대해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주말이면 나의 아이, 나의 가정에 푹 빠져 회사에서의 기억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는 집안의 어떤 걱정거리도 기억나지 않는다. 이것이 어쩌면 스트레스 없이 열정을 다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가 아닌가 생각한다.

 많은 이가 프로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정말 프로다운 것은 무엇일까. 주변에서 스스로 프로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프로로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 젊은 날의 열정, 그것이 고스란히 사회에서 발휘되고 나의 노련함이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됐을 때 비로소 프로가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시대를 이끌고 갈 여성들이여.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은 본인에게 닥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스스로 갖추는 것이다. 강한 여성은 아름답고 필자는 열정의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여성을 사랑한다.

정유민 잡코리아 커리어개발센터 총괄이사 yjung@job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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