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지켜야 할 많은 룰이 있다. 요즘 인기가 많은 프로농구를 보더라도 3초룰, 5초룰, 10초룰 등 수많은 룰을 지켜가며 선수들은 경기를 하고 있고 위반 시에는 그에 상응하는 벌칙이 주어지기 마련이다.
승패(勝敗)에 따라 자신의 몸값이 결정되는 스포츠의 세계처럼 성패(成敗)에 따라 재산이 좌우되는 주식시장에도 지켜야 할 많은 룰이 있음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 많은 룰 중에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게 있다면 바로 공정공시(Fair Disclosure) 규정일 것이다. 공정공시란 기업이 중요한 정보를 특정인에게만 선별적으로 알리는 것을 금지하고 모든 시장 참여자가 균등하게 중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상장기업이 재무정보나 경영상태 등의 정보를 이해 관계가 있는 개인, 언론 또는 기관투자자 등에게 먼저 알려줌으로써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 제도를 도입, 2002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KT의 경우 분기별 추정실적 발표나 각종 기업설명회(IR) 개최 등 중요 정보의 공개에 앞서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관련 자료를 게재하여 시장 참여자 간 정보의 불균형 해소, 특히 소액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IR 업무를 하다 보면 가끔씩 이러한 룰을 잊은 채, 아니 알면서도 남들보다 먼저 중요 정보를 알아내려는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특히 분기별 추정실적과 같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의 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는 주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런 요구가 잦아지곤 한다.
주가의 흐름을 단 몇 분이라도 먼저 예측할 수 있다면 막대한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요즘 시대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규정상 불가능하고, 공시된 정보를 이용해 달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공정공시 시행 이후 시장에 유통되는 정보의 양이 줄었다는 푸념 아닌 푸념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지만, 주식시장이 승자가 있으면 반드시 패자가 있는 제로섬 게임이고 시장 참여자들이 주어진 룰을 지키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기홍 KT 재무관리실 IR팀 대리 yebiss@k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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