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전문적 로봇교육 시급하다

얼마 전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 국제 로봇기술전’에서 눈에 띈 것은 국산화된 산업용 로봇과 미래 서비스용 로봇이었다. 청소 로봇은 미국의 룸바를 능가하는 저가품이 상품으로 나왔으며, 안내 도우미 로봇 등 미래사회를 겨냥한 로봇들이 선을 보였다.

 필자는 이번 로봇기술전을 통해 우리도 앞으로 로봇에 대한 전문교육을 강화하고 고급인력을 양성해 착실히 준비한다면 로봇 강국도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최근 로봇은 생산공정에서의 집단 구조적 응용 형태에서 인간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형태로 바뀌고 있다. 생산공정용 로봇은 간단한 제어만 하면 되지만 서비스 로봇은 지능이 필요하다.

 지능형 로봇은 환경에 적응해 상황을 판단하고, 주어진 작업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계 전기적 구조 이외에 주변을 인식하고 외부에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센서 기술, 음성인식 기술, 물체인식 기술, 수평감지 및 가속도 감지 기술 등이 필요하다. 그 외 인공지능 기술과 신경망이론, 퍼지이론 등 제어 기술도 접목되어야 한다.

 지능형 로봇은 ‘스타워즈’ ‘에일리언’ ‘아이로봇’ 등 영화 속에서 볼 수 있으며, 오늘날 이와 같은 로봇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에서는 1986년 인간형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해 우주인을 닮은, 두 발로 걸어다니는 로봇 ‘아시모’를 개발하며 전기를 마련했으며, 소니의 로봇 강아지 ‘아이보’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KAIST에서도 일본 휴머노이드에 필적할 ‘휴보’를 지난해 말 선보였다. 개발 시간과 개발비 면에서 일본을 훨씬 앞서고 있어 국내 로봇계의 긍지를 높여 준다.

 그러나 로봇이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로봇의 기술적 특성을 알아야 하고,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을 서둘러야 한다. 로봇은 여러 학문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진 시스템 개념의 구조물로서 제작을 위해서는 설계기술, 전자 및 제어기술, 기계기술, 재료기술, 센서기술, 생체역학기술, 시스템을 통합하는 통합기술뿐 아니라 감성과 심리학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의 우리 교육도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이 짝을 이루어 기계전자공학이 태어났고, 공학과 의학이 결합하여 의공학이 나왔으며, 생명과학과 공학이 접목해 생명공학이 탄생하는 등 분야 간 높은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전자·기술·SW기술이 합쳐진 컴퓨터도 좋은 사례다.

 로봇은 바로 이러한 통합기술의 대표적인 분야며 지식의 수준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요구되는 학문을 소화하다 보면 박사과정에 준하는 교육기간이 소요되리라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로봇공학교육은 새로운 대학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또한 미래 공학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3년 로봇 분야를 미래의 10대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지정했으며,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가 일제히 연구개발 투자를 시작했다. 일본보다 늦은 감은 있지만 그동안 축적해온 로봇 분야 연구자들의 경험에 의해 충분히 만회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로봇공학교육을 통한 인력 양성에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로보틱스연구소는 1979년부터 로봇공학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미국 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로봇 관련 과학자들도 이곳 출신이 많으며, 이들이 국내 여러 대학에 진출해 국내 로봇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 추세로 보아 로봇은 반드시 미래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로봇산업 또한 머지않아 자동차산업을 능가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로봇 분야의 인력 양성은 두 부류로 나눠 고려돼야 한다. 하나는 다양한 로봇 분야의 지도자급 고급 핵심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산업체의 로봇 관련 인력에 대한 재교육이다.

 로봇교육은 이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기도 겸해야 하므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잘 갖추어진 교육 및 실험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로봇에 대한 전문교육과 고급인력 양성이 로봇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인만큼 하루가 시급하다.

◆염영일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교수 youm@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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