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현지 기업과 합작형태이기는 하지만 미국에서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을 벌이기로 한 것은 우리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 회사가 이미 몽골·베트남에서 이동통신사업을 벌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사업 영역을 단순히 선진국 시장으로 넓힌다는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들이 미국의 CDMA기술을 받아들여 운영해온 측면에서 보면 CDMA 본토에 역진출하는 것으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그간 축적해온 서비스 기술이나 콘텐츠가 이제 선진국과 겨뤄도 손색이 없음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이번 미국 진출은 통신서비스가 내수 중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통신서비스에 관한 풍부한 경험만 있으면 네트워크를 갖추지 않고도 얼마든지 해외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게다가 통신서비스를 앞세워 소위 복합무역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기대를 갖게 한다.
SK텔레콤이 미국에서 벌일 사업은 가상이동망사업(MVNO)이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도 도입을 적극 검토중인 이 사업은 무선주파수 사용면허 없이도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무선네트워크를 임차해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에게서 도매로 회선을 구매해 가입자에게 소매로 판매하는 사업으로 언제든 사업 준비만 갖춰지면 시작이 가능해 오는 9월부터 미국 전역에 이동전화 및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이 사업은 기존 통신사업자와 달리 고객군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현재 미국에서 이 사업을 벌이는 업체만도 200여개사에 달할 정도로 경쟁이 심하다고 한다. 아무리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라고 하지만 이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는 점에서 우려된다. 하지만 SK텔레콤이 그간 익힌 통신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미국 업체와 차별된 서비스나 가격,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경우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포화상태나 다름없던 미국시장에 버진모바일이 기술력보다는 브랜드와 패션을, 가격보다는 서비스를 앞세워 젊은 층을 공략한 것이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을 보면 이런 기대가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니다.
특히 합작상대인 어스링크가 AOL, 야후 등과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 공급업체이고 보면 SK텔레콤은 당장 미국 무선인터넷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한때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 문제가 한·미 통상 현안으로 부상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SK텔레콤의 미국 진출은 그 의미가 더 클 수 있다. 이런 무선인터넷사업에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서비스까지 가세하게 되면 현재 미국 통신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터넷-이동통신 패키지를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어서 사업 성공 모델로 떠오를 가능성마저 높다. 더욱이 무선인터넷을 비롯한 이동통신서비스 자체의 수출은 말할 것도 없고 서비스·콘텐츠·단말기·장비 등이 결합된 복합무역 형태의 수출기회도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합작사인 SK어스링크에 국산 휴대폰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힌 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우선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때 가능하다. 따라서 철저한 대비만이 사업성공의 열쇠라 본다. SK텔레콤의 미국 진출 성공여부는 앞으로 우리 통신서비스업체들의 선진국 진출에 이정표가 될 것이란 점에서도 사업 성공은 중요하다. 우리가 IT강국으로 그 위상을 견고히 하려면 해외 통신서비스 시장 진출에 더 많은 기업이 나서야 하며, 이는 품질과 서비스 우위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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