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사업 성공의 열쇠는 킬러애플리케이션 발굴과 후방 산업계의 지원이다. 단말기 개발을 비롯해 기존 이동통신과 차별화할 수 있는 콘텐츠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장비 개발이 반드시 뒷받침돼야한다. 이는 특히 와이브로 서비스 시점과 서비스 전략과도 직결돼 통신사업자의 의지 여부 보다 더욱 큰 변수라는 분석도 있다.
◇휴대인터넷판 ‘싸이월드’ 찾아라=와이브로가 기존 초고속인터넷과 다른 점은 ‘이동성’이다. 사업자와 콘텐츠제공업체(CP)는 소비자가 이동하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급선무다. 기존 초고속인터넷 기반의 킬러콘텐츠인 ‘지식검색’ 이나 ‘싸이월드’ 등을 단순히 무선으로 옮기는 데 그치고 휴대인터넷 이용자에 적합한 킬러 콘텐츠가 없다면 초기 부밍업은 어려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문제는 3개사가 휴대 인터넷망 개방에 각기 다른 입장이라는 점이다. 콘텐츠를 다양화하려면 완전 망개망을 통해 CP들의 접근성을 높여줘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현재 하나로텔레콤만 완전개방정책을 표방했으며, KT는 혼합형, SK텔레콤은 기존 무선인터넷(모바일 콘텐츠 68만개와 네이트닷컴)을 활용하는 폐쇄망을 검토 중이다.
이외에도 완전 정액제, 일부 종량제 등 혼란스러운 요금 체계를 매듭짓는 것도 킬러 콘텐츠 개발의 중요한 열쇠다.
◇단말기·장비 개발 ‘49점’=와이브로의 성공 전망도 이 부분에서 막힌다. 단말기의 핵심인 칩 개발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런콤 등이 나섰지만 아직 구체적인 결과물들을 내놓지 못했다.
한 다국적 기업 한국지사 임원은 “칩 개발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해야 하지만, 와이브로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줄 지 확신이 없다”면서 “아직 로드맵을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용화 일정의 키를 쥔 기지국 장비 개발도 불안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포스데이타 등이 준비중이나 표준확정 등이 늦어져 출시 시점이 명확하지가 않다. 다만 작년말 시연 성공의 여세를 몰아 하루빨리 상용장비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중계기(RAS), 무선라우터(ACR) 등은 그나마 좀 낫다. 국내 중소업체들이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 또 백본(코어)망은 기존 유선네트워크와 같아 증설만 하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홍기범·손재권기자@전자신문, kbhong·gjack@
*전문가 제언:유승훈 호서대학교 경상학부 교수
와이브로 성공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후방산업은 크게 콘텐츠, 단말기, 시스템의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바일 콘텐츠는 와이브로의 수익성을 높여 주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한 시장조사기간의 분석에 따르면 작년에 약 3조원에 달했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은 연평균 28.2%씩 성장해 4년 뒤인 2008년에는 2배가 넘는 6조6000억원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의 최대 수혜자는 와이브로가 될 것이다.
와이브로의 성격에 꼭맞은 단말기의 개발도 중요한 과제다. 현재 여러 업체들이 국제표준을 제안하면서 단말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PDA, 노트북, 핸드헬드PC 외에 원칩 탑재로 와이브로 이용이 가능한 이동통신 단말기의 출시는 단말기 휴대성을 크게 제고해 이용 확산의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이다.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포화상태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스템 산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와이브로 관련 기지국 장비, 중계기,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관련 산업의 안정적 성장은 와이브로 서비스의 경쟁력 확보 및 성공적 안착을 도울 것이다.
와이브로가 IMT2000의 전철을 되밟을지 않고 한국의 차세대 성장엔진이 될지는 이들 후방산업의 협력 유도가 중요한 결정요인이다. 혼자서 달리는 것보다는 뒤에서 밀어주며 함께 달리는 것이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이브로 관련 업계와 정부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IT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5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6
애플, 'LLM 시리' 선보인다… “이르면 2026년 출시 예정”
-
7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8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9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10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