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바일 AP 적층 투트랙으로...하이브리드 본딩 외 'TC-NCF' 개발

TC-NCF 테스트 결괏값 뛰어나
기술 고도화…성능 우위 자신감
HBM 소부장 공급망 견고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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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삼성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수직으로 쌓기 위해 '하이브리드 본딩'과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필름(TC-NCF)' 방식을 모두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에 활용한 접합 방식을 쓰는 투 트랙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고수했던 TC-NCF에 대한 기술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TC-NCF로 모바일 AP를 적층하는 성능 테스트를 진행, 좋은 결괏값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AP 적층을 위한 범프(연결 통로) 간격을 줄이고 높은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TC-NCF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며 “TC-NCF는 어느정도 삼성 내부의 인프라가 갖춰졌기 때문에 모바일 AP 적층의 안정성을 위한 행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모바일 AP 3차원(3D) 적층을 시도 중이다.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반도체를 쌓아 성능 개선, 반도체 미세화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시도다. 인공지능(AI) 연산을 위해 D램을 수직 적층, 대역폭을 높인 HBM을 구현한 것과 유사하다.

반도체를 수직 적층 하려면 위·아래를 서로 연결 및 접합하는 기술이 필수다. 모바일 AP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 적층도 마찬가지인데, 삼성전자는 이를 하이브리드 본딩과 TC-NCF 방식을 모두 추진 중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반도체끼리 신호를 주고 받는 경로인 구리를 직접 맞붙이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이지만 아직까지 기술 성숙도가 높지 않다. 모바일 AP와 같은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활용되지 못하는 이유다.

삼성은 이에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과 TC-NCF 방식을 동시에 개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전까지 TC-NCF를 우선 적용, 3D 적층 모바일 AP를 구현할 가능이 높다.

또 모바일 AP에 TC-NCF를 쓰는 건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HBM 수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로 TC-NCF를 지목하지만, 삼성전자는 차세대 TC-NCF 신소재 개발 등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성능 우위를 갖췄다고 자신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 업계 관계자는 “TC-NCF는 HBM 때문에 논란이 됐던 방식이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TC-NCF에 대한 기술 자신감이 여전하다”며 “HBM 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전반에 TC-NCF를 활용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모바일 AP에도 TC-NCF 방식을 추진하면서 기존 HBM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망은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TC-NCF를 접합하는 본딩 장비 경우 일본 도레이와 신카와, 그리고 세메스가 맡고 있다. TC-NCF 소재는 일본 레조낙(옛 쇼와덴코)이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는 동시에 LG화학과 협력, TC-NCF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향후 TC-NCF 공급망 이원화가 예상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