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새로운 대중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자리매김한 요즈음 하루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인터넷 매체와 포털 게시판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정보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양방향 의사소통의 장으로 활용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 민주주의 가능성을 높여 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익명성의 가면 아래 마구 쏟아내는 악성 리플과 음란성 게시물, 그리고 이를 빌미로 한 규제는 인터넷을 역사상 가장 추한 바벨탑이자 빅브라더로 만들 수도 있다.
더욱이 인터넷 상업주의가 기승을 부리면서 인터넷 사용의 주체라 믿었던 네티즌은 사실상 객체로 존재하며, 여기저기 입력된 개인 정보는 보호받지 못하고 상업 정보로 이용되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인터넷의 주체이자 현명한 네티즌이 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로라 구락은 ‘사이버 리터러시(Cyberliteracy)’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를 사용해 인터넷을 능동적으로 파악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리터러시는 전통적으로 자국어로 읽고 쓰는 능력으로 정의돼 왔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맞아 기존 리터러시로는 설명되지 않는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거나 그 의미 또한 달라지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이버 리터러시’로, 이는 △허구와 진실을 가려내고 △정당한 논쟁과 극단주의를 간파하고 △성적편견·상업주의·모방·패러디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문제적인 글들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구락은 그의 저서 ‘거미줄에 걸린 웹’에서 “거짓 정보가 난무하고 광고가 제품 정보로 둔갑하며 웹페이지와 e메일이 진실을 왜곡하는 사이버 공간에서 적극적인 독해력은 필수”라며 사이버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수많은 상업광고 팝업창과 부딪혀야 하고 커뮤니티 게시판마다 의미없는 말싸움이 오가는 웹에서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 현명한 네티즌이 되길 기대해 본다.
디지털문화부 김종윤차장@전자신문, jy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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