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모듈인 수신제한모듈(POD:Point Of Deployment) 시장이 미국 벤처기업 SCM의 독점체제에서 국내 토종업체와 경쟁 구도로 변화될 청신호가 켜졌다.
토종업체인 인터랙텍(대표 이병렬)은 최근 세계 최대 수신제한시스템(CAS)업체인 NDS와 ‘CAS 컨포넌트 라이센스’을 맺어 내년 POD모듈 개발·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POD모듈은 CAS업체의 스마트카드와 함께 케이블카드를 구성하기 때문에 CAS업체의 라이센스는 POD모듈 생산에 필수적이다.
이병렬 사장은 “NDS의 (국내 디지털케이블방송 규격인) 오픈케이블용 컨포넌트에 대한 라이센스를 받는 내용이며 기한은 10년”이라며 “NDS의 CAS를 채택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POD모듈을 개발·공급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김덕유 NDS코리아 사장은 “외국 한 업체가 POD모듈을 독점하고 있어서 그동안 가격이 낮아지지 않았던게 사실”이라며 “NDS 입장에선 한국 업체를 파트너로 삼아 경쟁체제를 유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내년 6월 SCM 독점 깨지나?=국내 CAS시장은 NDS가 주도하고 있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을 비롯,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KDMC와 BSI가 NDS를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랙텍이 현재 계획대로, 내년 1월 현장테스트용 제품, 3월 상용모델, 6월 양산·공급에 나서면 SCM 독점 구도는 깨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SCM측이 이를 대비해 ‘물량게런티’를 제시한다는 점이다. 즉, MSO나 DMC사업자의 초기 1년∼1년반 물량을 선점할 경우 인터랙텍의 시장 진입은 요원해진다.
이병렬 인터랙텍 사장은 “KDMC, BSI, CJ케이블넷 등과는 공급을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1월께 테스트용제품이 나오면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논란의 되는 POD모듈 가격에 대해 “현재 (SCM이 제시하는)가격이 그대로라면 가격 경쟁을 해볼만 하다”며 “그러나 SCM의 가격 정책을 알 수 없어 지금으로썬 가격 경쟁력을 거론하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NDS와 독소조항 있나?=NDS와 인터랙텍간 계약에는 인터랙텍이 향후 50만장까지는 독점적으로 NDS의 CAS기반 제품만을 공급해야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는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과 큐릭스가 NDS의 경쟁업체인 나그라비전의 CAS를 채택한 상황이다. 이번 계약 성립으로 인터랙텍은 나그라비전용 POD모듈 개발에 한동안 나설 수 없어, SCM으로선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이병렬 사장은 이와관련 “현재 개발한 모듈하드웨어 플랫폼에 대한 규정일뿐, 향후 나그라비전용 POD모듈 수요가 있다면 별도 플랫폼을 마련해 개발·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터랙텍이 양쪽 모두를 지원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랙텍이 나그라비전용 POD모듈을 개발할 여력이 있느냐를 논하기 앞서, NDS용 시장 진입에 성공할지도 장담못할 상황”이라며 “정부나 업계의 지원없이 인터랙텍이 SCM에 대한 경쟁력 확보는 쉽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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