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순풍에 돛`

‘이젠 순풍에 돛 단 듯.’

　올 들어 번호이동제, 접속료 조정, 영업정지 등 외부 요인에 시달려온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이 4분기 들어 유리한 국면을 만끽하고 있다. 특히 정통부의 통신시장 규제에 대한 견제가 거세어져 상대적으로 규제 리스크가 큰 SK텔레콤이 부담을 덜고 있다. 산업조직학회는 지난달 29일 은행회관에서 세미나를 갖고 이동통신시장이 유효경쟁상태이며 (정통부의) 사전규제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SK텔레콤-신세기 합병이나 주파수의 우월성으로 추가적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선 오히려 정통부의 요금규제가 시장의 경쟁을 제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SK텔레콤 입장에선 든든한 지원사격인 셈이다. 이에 앞선 국정감사에서 정무위와 과기정 위원들도 정통부의 통신규제가 지나친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놓았고, 공정위와 정통부 간 대립도 불씨를 여전히 남겼다.

　3분기 실적과 일부 드러난 내년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다.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콘퍼런스콜에선 “배당을 늘리라”는 주문 외에 별다른 질책이 없어 실적악화를 경험한 2분기와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회사 측은 6000억원으로 다소 높게 잡은 WCDMA 투자액에 대한 추궁을 우려했으나 ‘전체 투자액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고, 와이브로 투자는 후순위로 놓을 것’이라는 설명에 투자사들이 대체로 수긍하자 안심하는 표정이다. 데이콤의 와이브로 포기와 파워콤의 소매업 진출 등 유선시장에서 일어난 일련의 변동도 무선(와이브로) 사업권 경쟁은 없어지고 유선시장의 경쟁(파워콤 진출)은 거세진 결과여서 SK텔레콤은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가 아닐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LG텔레콤의 번호이동을 시행해도 시장과열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마케팅비 절감과 무선인터넷 매출증가, 신사업의 수익창출을 축으로 하는 성장전략에 변수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