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사이드]목표. 숫자로 말해요

 숫자는 목표를 뚜렷하게 하는 데 많이 쓰인다. ‘OOOO를 위한 3대 추진과제’니 ‘5개년 계획’이니 하는 이름만으로 목표가 선명해지는 시각효과가 생긴다. 밋밋한 구호보다야 숫자를 넣은 ‘333작전으로 1위 목표를 달성하자’는 식의 표어가 귀에 감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본능 중 하나인 모양이다.

 LG텔레콤 직원들의 법인명의 휴대폰 번호는 ‘010-8080’으로 시작된다. 이통사는 정통부로부터 번호를 먼저 받은 뒤 사용자들에게 나눠주기 때문에 자기가 사용할 번호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왜 8080일까. 당초 LG텔레콤이 쓰려던 번호는 ‘010-X019’였다. 지금까지 회사를 상징해온 019 식별번호를 써서 만든 번호다. 하지만 브랜드 컨설팅업체에서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왜 과거의 식별번호에 굳이 미련을 두느냐”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번호를 쓸까 고민하던 끝에 800만명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8080으로 정하게 됐습니다.” 회사 관계자의 말이다. 목표를 달성하면 ‘010-9090’으로 바뀔는지도 모를 일이다.

 KTF는 ‘010-3010’을 쓴다. LG텔레콤의 목표가 800만명 가입자 확보라면 KTF의 목표는 010 통합번호 신규가입자 시장을 선점하는 사업자가 되자는 것. 016 시대를 넘어서서 010 시대를 가장 적극적으로 맞이하자는 의지를 담았다. 반면 스피드011 브랜드가치를 가진 SK텔레콤은 대부분 011 번호를 그대로 쓴다. 번호에 담긴 목표를 이동통신사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한 IT산업 육성전략을 IT839로 정리한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자동차 번호는 8390이다. IT839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로 8300에서 8390으로 바꿨으니 결의를 짐작케 한다. 이런 숫자가 목표에만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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