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분야에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의 절망감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극심한 경기 침체로 IT 분야의 취업이 녹록지 않은 데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찾은 IT 교육기관에조차 이들의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정보통신부와 노동부가 민간 IT 교육기관에 할애해왔던 교육 지원 예산을 중단 혹은 삭감하면서 IT 분야 취업 희망자들의 교육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 가뜩이나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은 구직자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다.
더욱이 내년 2월 대학 졸업 예정자들에 대한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정부의 지원을 받는 IT 교육 기관도 문제다. 정부 지원만 바라보고 지원 금액을 늘리기 위해 낡은 컴퓨터와 교재로 필요도 없는 강의를 개설해온 것도 사실이다. 불필요한 과목까지 이것 저것 포함시켜 교육기간을 늘리거나 인원 채우기에 급급하는 등 부실한 강의로 질 낮은 인력만 양산해 온 일부 IT 교육기관의 도덕적 해이 현상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첨단 기술 중심의 IT 과정을 지속적으로 추가하며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밤늦도록 불을 밝혀온 IT 교육기관이 아직은 더 많다는 사실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간 IT 교육기관에 대한 무차별적인 지원 중단과 삭감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심사와 사후 관리를 통해 현장 수요에 맞는 IT 과정을 개설, 알찬 교육을 실시하는 교육기관에는 혜택을 주고 그렇지 않은 곳에는 채찍을 가하는 식의 유연한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IT 분야 예비 취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먼 훗날 수십 수백 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아니다. 이들에게 최소한 희망을 주지 못할망정 좌절감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
미래에 펼쳐질 IT 산업 청사진이 아무리 화려한들 IT 분야 적재적소에서 땀 흘리릴 젊은이가 없다면 장밋빛 청사진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바라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컴퓨터산업부=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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