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91개 대학·정부출연연구기관에 설치된 7만여 종의 연구개발(R&D) 장비 가운데 80% 이상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동활용이 가능한 장비 중 45%정도만이 현재 공동으로 활용되고 있어 ‘R&D에 공동활용한다’는 당초 공동장비 도입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러한 사실은 17일 산업연구원(KIET) 박광순, 한병섭 박사가 과기·정통·산자부 등 R&D 부처가 관리하고 있는 공공장비 현황을 조사·분석해 발표한 ‘공공부문 R&D 장비의 문제점과 활용 극대화방안’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대학과 연구기관이 보유한 R&D 장비 규모는 모두 7만2000점이며 이 가운데 16.8%인 1만2138종이 공동 활용이 가능한 장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장비 가운데 10년 이상 노후화된 장비가 31.8%를 차지해 공공부분의 R&D 장비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대학과 연구기관의 공동활용률을 분석해 보면 대학간 실적은 5.2%이고 국공립 연구기관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은 40.3%인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격차를 보였다.
공동활용률이 가장 저조한 분야는 부품 소재 관련 연구분야로 2000년에서 2002년까지 3년간 산·학·연의 전체 장비사용시간(86만3017시간)의 0.5%에 불과한 4179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들어 부품 소재와 관련된 공공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A기관의 경우, 5억9000만원 상당의 합금소재 제조 장비는 2003년 한해 동안 총 4번만이 사용됐으며 4억9000만원짜리 부품 시험장비는 2년간 5번 사용돼 구축된 장비가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을 통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공동활용 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나 장비 활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R&D 정보종합시스템 등을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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