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벤처산업 육성은 지속돼야 한다

 곽성신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

 벤처산업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투자조합의 결성과 벤처기업 투자는 2000년을 정점으로 4년 연속 감소 추세다. 거래소와 미국 나스닥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시장은 횡보를 거듭해 벤처기업의 코스닥 등록이 급감하고 있다. 등록된 기업의 주가도 낮게 형성돼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적자를 보았고 투자조합의 해산 및 차입금 상환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여 정부에서도 벤처 투자 제도, M&A 활성화를 위한 제도 등을 개선하며 많은 벤처산업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벤처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이라기보다는 지나치게 팽창한 벤처부문의 구조조정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자리 창출, 전통 중소기업 육성 등에 묻혀 벤처기업이 중소기업의 작은 분야 정도로 잊혀 가고 있다.

 벤처기업은 기존의 중소기업과 분명하게 다른 새로운 기업형태다. 벤처기업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기업환경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혁신의 주체다. 이러한 혁신을 뒷받침하는 기업가 정신과 기업 문화가 벤처기업의 본질이다.

 기존의 기업이 기업주와 채권금융기관 위주의 경영에 치중하는 데 반해 벤처기업은 불특정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조달해 기업경영의 결과를 투자가, 종업원 그리고 기업가가 공유하는 새로운 기업형태다.

 우리 경제가 침체를 극복하고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이 경제를 주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바로 벤처기업이 이들 신산업을 주도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벤처기업의 지속적인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투자자금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자금은 벤처투자조합의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그동안 국내의 벤처투자조합 결성에 정부 재정과 기금이 많은 역할을 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제는 국내 벤처산업이 어느 정도 성장했으므로 정부의 역할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선진국과는 달리 매우 제한된 수의 기관투자가들만이 존재한다. 더구나 이들 기관투자가도 국민연금과 같이 정부의 예산형태로 운영되므로 정부재정과 기금을 제외한다면 벤처투자조합에 투자할 기관투자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지난 수년간 투자조합에 정부와 기금의 투자금액이 지속적으로 축소돼 벤처캐피털 산업이 급속하게 위축되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부진의 다른 원인은 투자회수 시장의 침체다. 투자된 벤처기업이 성장해 코스닥 시장 등록을 통해 투자자금이 회수돼야 새로운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코스닥 시장의 장기침체, 등록요건의 강화로 벤처기업의 코스닥시장 등록이 어려워지고 창업으로부터 등록에 이르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벤처투자의 선순환을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회복도 중요하지만 M&A시장과 3부시장과 같은 중간시장의 존재가 필요하다. 현재 3부시장은 불합리한 거래방식, 차별적인 세제로 인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3부시장의 제도개선을 통해 벤처기업의 주식거래를 촉진시켜 주고 코스닥 예비등록기업의 수익성과 경영자의 도덕성을 검증하는 기간으로 활용한다면 지금 코스닥 시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자금횡령 등 등록기업 경영자의 비리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 산업의 선진화도 이뤄져야 한다. 열악한 자본시장 여건으로 대부분 주식회사 형태로 설립돼 주주의 자금을 증식하는 업무에 주력, 여러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자금을 조달하고 이들 투자조합의 운영에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해 투명한 운영이 이루어지는 선진국형 벤처캐피털로 거듭나야 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벤처캐피털도 투자조합에 의한 조달이 회사자본에 의한 조달액을 상회하고 있으며 투자조합 운영 표준강령 등을 채택해 선진화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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