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어떤 스팸메일

 어느날 인터넷에 접속해보니 ‘보낸이 인사부, 제목 해고통지서’로 된 e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순간적으로 놀랐고 회사에 폐를 끼친 일이 있었나 거슬러 올라가봤다. 이내 ‘회사에서 날 해고할 거라면 조직 계통을 거쳐 내려왔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메일함에 도착해 있는 e메일은 스팸메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2k바이트’분량의 메일 내용은 링크가 잘못돼 깨진 듯한 알아볼 수 없는 사진이었다.

 직업상 다양한 곳으로부터 여러가지 e메일을 받고는 있지만 업무와 관련한 e메일은 전체 받는 e메일의 10분의 1도 채 안된다. 사실 반나절만 지나도 각종 바이러스메일을 포함해 스팸메일이 대략 2∼300통에 이르고 제목 역시 기발하다.

 1970년대 스팸이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BBC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허름한 식당에 식사를 하기 위해 한 부부가 들어가 자리를 잡고 종업원에게 메뉴를 묻자, 종업원은 “달걀과 스팸이 있습니다. 베이컨과 스팸도 있고 소시지와 스팸도 있습니다. 스팸 달걀, 스팸 베이컨도 있고 스팸 소시지, 스팸 감자, 스팸 토마토도 있습니다. 스팸 스팸 스팸….”

 종업원의 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팸’이라는 말만 나온다. 여기서 스팸은 이른바 식당에서 강제로 제공하는 메뉴인 셈이다.

 본래 스팸은 미국 호멜푸즈라는 식품업체가 1937년 훈연한 햄을 깡통에 담은 새 제품을 소개하면서 이름을 공모해 탄생했다고 한다. 제품 출시와 함께 당시 호멜푸즈는 스팸을 홍보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광고를 했는데 그 광고공해가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이같은 풍자극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쨌건 스팸은 햄으로서는 독보적인 성공을 거뒀고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메뉴이기도 하다.

 그러나 쏟아내기식 스팸 광고전략은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되고 있고 요즘같은 인터넷시대에서는 ‘더 이상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은, 짜증나는 광고’ 혹은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무차별적으로 뿌리는 어떤 것’이라는 뜻을 갖게 됐다.

 요즘에도 이런 스팸 마케팅이 먹힐까?

<디지털경제부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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