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업계 올 화두 `다이렉트보험사`

현대해상·삼성생명 등서 탐색전 활발

 온라인 기반의 다이렉트보험사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LG화재가 합작한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이 출범한 이후 현대해상과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인터넷 또는 전화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다이렉트보험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보험사는 특히 온라인상품의 특성상 단독 사업보다는 폭넓은 사용자층을 가진 포털이나 전자상거래 사업자와의 동반 진출을 꾀할 것으로 보여 다이렉트보험은 온라인업계에도 관심사로 대두될 전망이다.

 현재 다이렉트보험 상품을 선보인 곳은 교보생명·대한생명·교원나라·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 등 4개사. 이 가운데 교보생명은 지난해 인터넷기반 상품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였고 대한생명은 기존 상품의 부가 서비스 개념으로 도입했다. 교원나라는 지난해 교육공제회가 교육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립한 특수 다이렉트보험사이다. 지난해 12월 일반 고객 대상 영업을 선언하며 출범한 다음다이렉트자동차보험은 지난 5일 첫 영업을 개시했다. 여기에 현대해상과 삼성생명 등 양대 보험사의 참여가 가시화될 경우 추가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보험업계와 온라인업계의 올 상반기 화두는 단연 ‘다이렉트 보험’이 될 전망이다.

 ◇왜 다이렉트보험사인가=저렴한 비용 부담과 용이한 고객 확보라는 장점 때문이다. 다이렉트보험은 고객이 인터넷이나 전화로 직접 저렴한 보험상품을 직접 구매하기 때문에 보험사가 별도로 대리점 설치나 보험판매원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 결국 운영비용 감소로 저렴한 보험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또 온라인 영업을 통해 네티즌을 직접 공략할 수 있어 고객 유치가 한결 쉽다. 이 때문에 미국·영국·스위스 등 보험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이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오히려 늦은 편이다. 보험업계의 반발이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방카슈랑스가 등장하면서 위기를 느낀 보험사들이 탈출구로 다이렉트보험을 내세우면서 올해들어 잇따라 설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티즌 공략과 IT확보가 경쟁력=일반보험과 다이렉트보험은 보험료의 차이가 최대 15%까지로 크지만 다이렉트보험사간 가격차이는 1∼2% 내외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보험업계 전문가들은 다이렉트보험사간 경쟁력은 결국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주요고객인 네티즌 공략과 IT 기술력 확보에 달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이렉트보험의 주요 공략 대상은 네티즌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보험가입이 가능한 연령대인 26∼46세로 현재 800여만명에 달한다. 인터넷에 익숙한 이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TV나 신문 등 기존 매체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다이렉트보험사들의 광고 경쟁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보험사 설립, 쉽지만은 않다=보험업계는 다이렉트보험이 온라인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대형사의 진출이 온라인 업체와의 합작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다이렉트자보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LG화재가 공동출자하고 기존 보험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합작파트너로는 야후코리아·NHN 등 포털과 옥션·온켓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우선 거론되고 있지만 양측이 내세우는 조건들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어 협상을 쉽지 않을 전망이다. NHN과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다이렉트보험사의 성패는 온라인 업체의 브랜드 파워가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의 진출설이 나온 지난해 상반기부터 검토했으나 아직까지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쉽게 투자를 확정지을 단계는 아니며 올 상반기까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다이렉트자보의 출범 이면에서 돌출됐던 사례처럼 기존 보험 조직들의 강력한 저항도 선결과제로 꼽히고 있다. 현대화재와 삼성생명의 입장도 동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설립까지 소요될 시간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합작추진, 시스템 구축 등으로 다이렉트보험사를 설립하려면 최소 1년여가 소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의 특성상 선점 효과가 높기 때문에 선도업체와 격차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