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세대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4(Motion Picture Experts Group 4) 특허풀인 미국의 MPEG LA가 올해부터 MPEG4를 이용하는 세트업체에게 특허료를 부과해 동영상 단말기를 판매하는 국내 휴대폰 업체가 연간 최대 400만달러의 로열티를 물게 됐다.
국내 휴대폰업계에 새해 벽두부터 MPEG4 로열티가 부과되면서 “원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곤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를 위시한 국내 휴대폰업계는 최근 몇년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세계 시장의 25%를 점유할 정도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핵심이랄 수 있는 원천 기술면에서 명성에 걸맞지 못한 취약한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베이스밴드 칩의 경우, CDMA는 퀄컴으로부터 전량 들여오면서 매출의 5% 이상을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다. 최근 수출을 통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GSM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칩 벤더에 지불해야 할 로열티가 막대하다.
여기에 올해부터 MPEG4까지 특허료를 지불해야 할 판이어서 휴대폰 개발 원가가 크게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얼마나 지불해야하나=올해부터 동영상 단말기를 개발하는 업체들이 MPEG LA에 연간 지불해야 할 로열티는 최대 400만달러. 돌비가 주축이된 또 하나의 MPEG4 풀인 비아라이선싱까지 가세할 경우, MPEG4 하나에 지불해야 로열티는 연간 5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러닝 로열티로 지급한다 하더라도 휴대폰 개발 원가는 대당 0.25∼0.5달러가 인상된다. 지금 국내 휴대폰업계는 삼성전자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5%의 수익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로열티는 앞으로 더욱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팬택&큐리텔 관계자는 “초기에는 업체들의 MPEG4 사용 활성화를 위해 로열티를 낮게 책정하지만 참여 업체수가 늘어나면 특허료가 올라갈 공산이 크다”며 “특허권자들은 매년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로열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장의 범위는=당장 올해 동영상폰을 출시해야하는 업체는 MPEG4 로열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LG전자 특허팀 관계자는 “3세대(3G) 단말기는 MPEG4를 이용해 동영상을 구현해야 하는 만큼 휴대폰 사업을 계속하려면 MPEG4 로열티를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2∼3년후면 휴대폰뿐만아니라 DVD, 디지털TV, PC 등도 MPEG4를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큐리텔, ETRI 등이 발빠르게 MPEG4에 대비해 MPEG LA에 특허권자로 등록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비주얼과 시스템 부문에서 10개, 팬택&큐리텔이 5개, LG전자가 3개의 특허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다른 기업의 특허를 사용할 경우, 로열티를 내야 한다.
MPEG4 로열티는 결국 세원텔레콤·맥슨텔레콤 등 중견 휴대폰업체와 100여곳에 달하는 중소업체들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동전화서비스의 진화와 휴대폰의 컨버전스가 급진전되면서 과거에는 PC나 DVD에서만 사용되던 기술이 이제는 휴대폰에서도 사용된다”며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업체는 기술 사용료 부담이 갈수록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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