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타는 지하철이지만 요즘 들어 새삼스럽게 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설치 시설물중 이해가 안가는 것이 있다. 바로 분수처럼 물이 흘러내리는 시설물이다. 평소에도 ‘저 시설물을 왜 저렇게 설치해 해놨을까’하는 궁금증이 일곤 했는데 최근 지하철을 타면서 다시 이러한 궁금증이 커졌다.
물론 지하철공사에서는 미관을 고려, 시민을 위해 설치 했을 것이다. 지하철이란 곳이 꽉 막힌 공간과 시끄러운 소음뿐인 곳이니 이런 곳에 그나마 이런 시설물이 있다면 여유를 찾을 수 있을 테니까.
지하란 특성상 호텔처럼 번쩍거리고 좋은 향기가 나길 기대하지 않는다. 또 만인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을 호화스럽게 만들 필요도 없다. 하지만 조금만 더 머리를 쓴다면 보다 멋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의 강대국이라 하지않은가. 여기에 IT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다면 지금보다 질적으로도 훨씬 좋은 시설물들이 지하에 설치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굳이 이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저렴하게 거리의 미관을 높인 방법이 바로 대학가에 있다. 신촌 Y대학교 앞 기차길 밑에 있는 벽면은 대학생들의 솜씨인지 모르지만 아주 멋있는 벽화가 있다.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삭막한 회색 빗 도심에서도 수준 높은 문화의 한 단면을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아주 좋다.
한때 지하철을 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고자 지하철 내부를 바꾸고 공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공연 같은 이벤트성 행사도 좋지만 이보다는 두고두고 음미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꿔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시에서 지하철은 단순 교통수단의 역할을 넘어섰다. 서울시민의 상당수가 하루에 한 번 이상 지하철을 이용할 것이다. 어느 책에서 뉴욕의 지하철에 대해 쓴 글을 본 적이 있었다. 100년이 넘은 뉴욕의 지하철 자체가 하나의 역사요, 미국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본다면 서울의 지하철 모습 자체도 현재 한국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냥 즉흥적인 구상으로 시설물의 설치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또한 1호선부터 8호선 까지를 고려한 특색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높은 문화수준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문화공간으로서의 탈바꿈은 서울시민, 특히 아마추어의 신선한 생각을 가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를 통해서 이뤄 지면 어떨까. 우리의 첨단 IT와 결합된 수준 높은 문화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박찬준 서울시 서대문구 현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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